삼성重, 씨드릴 파산 우려에도 주가 영향 제한적(종합)

드릴십 2척 `헤비테일` 계약으로 잔금 8천억 회수 불확실
현금 흐름에 부정적…손익계산서상 영향은 미미 분석도
회사 측 "올해 2조원 상당 현금 확보해 유동성 문제 없어"
  • 등록 2017-02-07 오후 3:55:48

    수정 2017-02-07 오후 9:50:10

[이데일리 박수익 성문재 기자] 글로벌 유전개발업체 ‘씨드릴(Seadrill)’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회사와 1조1800억원(10억4000만 달러) 규모의 드릴십 계약을 체결한 삼성중공업(010140) 주가가 7일 출렁였다. 그러나 삼성중공업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장 후반 외국인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 전반적인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7.30% 급락하며 주가 1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장 후 낙폭을 추스르며 3.32% 하락한 1만200원으로 마감했다.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을 피하진 못했으나 외국인이 이날 하루 삼성중공업 주식 65만7000주를 사들이는 반발 매수세도 유입되면서 장중 최저가 대비 낙폭을 상당폭 만회했다.

삼성중공업이 씨드릴에 드릴십을 인도하는 시점이 다음달이어서 당장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이날 주가 하락 배경이었다.

한 척에 5억~6억 달러에 달하는 드릴쉽은 선수금을 적게 받고 잔금 대부분(70~80%)을 인도 시점에 받는 ‘헤비테일’ 방식의 계약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발주처인 씨드릴 파산이 현실화되면 당장 삼성중공업은 배를 다 만들어 놓고 다음 달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자금을 적기에 회수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가 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계약금액의 32%를 선수금으로 받았고 나머지 68% (약8100억원)를 다음달에 받아야한다.

다만 씨드릴이 현재 당장 파산 위기에 처한 상황은 아니라 채권단 공동관리 수준의 절차가 예상된다는 현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만약 인도시점이 늦춰지더라도 삼성중공업의 귀책사유가 없기 때문에 인도 지연에 따른 비용 청구까지 가능할 것으로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

또 최악의 경우 씨드릴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몰취하고, 건조한 선박을 제3자에 매각해 손실을 보전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남은 잔금과 매각가치를 비교해 차액만 일회성 손실로 반영하기 때문에 손익계산서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 측은 “만약 씨드릴이 파산으로 가더라도 총 계약금액의 68%(선수금을 제외한 잔금비율과 동일) 가격으로만 다른 선주에 되팔면 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또 올해 씨드릴 드릴십을 제외하더라도 인도되는 선박들을 감안할 때 2조원 상당의 현금을 거둬들일 수 있어 유동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 3사 가운데 현대중공업(009540)은 씨드릴 시추선이 모두 발주 취소 처리된 상태라 파산설과 관련한 주가 영향이 크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씨드릴과 약 1조2000억원(2척) 규모의 드릴십 계약을 맺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주식거래정지상태여서 당장 주가 영향은 없지만 올해 예정된 90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스케줄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다. 다만 씨드릴과 드릴십 2척 인도 시점을 각각 2018년과 2019년으로 연기해둔 상황이어서 올해 회사채 만기 스케줄과 직접 관련 있는 자금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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