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절벽 현실로..’ 1월 車판매 급감 2월에도 이어질듯(종합)

1월 완성차 5개사사 62만여 대 판매…전년 동월比12.8%↓
  • 등록 2016-02-01 오후 4:19:28

    수정 2016-02-01 오후 4:36:12

[이데일리 김보경 김형욱 신정은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의 1월 성적표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정부의 개별소비세 종료 이후 우려됐던 ‘판매절벽’이 현실화한 것이다. 설 연휴가 끼어 있는 2월까지 판매 부진이 이어질거란 우려감에 회사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1일 각사가 자체 집계한 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한국GM·르노삼성·쌍용자동차(003620) 5개사의 1월 완성차 판매량은 62만6315대로 작년 1월보다 12.8% 나 줄었다. 1월 기준으론 최근 몇년 간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특히 한 달 전인 작년 12월 92만6508대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내수 판매는 10만6308대로 전년보다 4.8% 줄었다. 또 현대·기아차 국외공장 현지 판매량을 포함한 수출량 역시 52만7대로 14.2% 줄었다.

기아차는 쏘렌토·스포티지 같은 SUV 판매 증가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유일하게 늘었다. 그러나 신흥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외국 판매량이 18.8% 줄며 전체 판매량도 15.4% 급감했다. 현대차도 내수 판매는 소폭 감소에 그쳤으나 외국 판매 부진 탓에 전체 판매량이 12.5% 줄었다. 연초 중국 증시의 주가 폭락도 현지 판매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수출량은 증가세였으나 내수 판매가 전년보다 각각 21.7%, 63.4%씩 줄며 전체적으로도 부진했다. 쌍용차도 티볼리를 앞세워 선전했으나 전체적으론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내수 판매도 설 연휴가 있었던 지난해 2월 10만3202대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달엔 신정 하루를 빼면 이렇다 할 휴일이 없었고, 현대·기아차가 신흥국 통화 약세로 수출 물량을 대거 내수로 돌렸다는 것을 고려하면 역대 급으로 나쁜 실적이다.

이달 중순 이례적인 혹한까지 이어지며 소비자의 발길이 더욱 뜸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르노삼성은 내수 판매가 12월 1만235대에서 지난달 2101대로 5분의 1로 줄며 부진했다. 1월 공개한 SM6 대기수요로 다른 모델 판매가 격감했다.

설 연휴가 있는 이달과 그 이후의 판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올해 내수 자동차 시장 전망을 전년보다 3.1% 줄어든 176만대로 잡았다. 특히 국산차 판매는 149만대로 전년보다 5.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각 회사는 지난달 말부터 예상 이상의 판매 부진에 고객 눈길을 끌기 위한 대응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는 대기 물량이 1만여 대에 달하는 고급 대형 세단 제네시스 EQ900 생산·출고에 박차를 가한다.

기아차는 지난달 말 출시한 신형 K7과 이달부터 중국 등 주요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 예정인 신형 스포티지·K5 등 신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K7은 사전계약 대수가 8000대에 달하는 만큼 내수 판매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는 1일 국내 고객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국내커뮤니케이션실도 신설했다.

르노삼성은 이달 차를 사는 고객에게 최대 150만원을 귀성비 명목으로 지원한다. 또 1일 새 중형 세단 SM6 사전계약을 접수하며 3월 이후의 판매 회복을 꾀하고 있다.

쌍용차도 이달 RV 전 차종의 무상보증 기간을 기존 2~3년에서 5년·10만㎞로 늘려 주기로 했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연말 개소세 인하 이상의 조건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3월엔 티볼리의 차체를 늘린 파생모델 ‘티볼리 롱바디’도 판매를 시작한다. 한국GM도 곧 쉐보레 캡티바 신모델을 투입한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달까지는 판매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내수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고객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올 신차의 상품성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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