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식용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일부 유통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도 속속 인당 구매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식용유 수급 상황이 아직 위험할 정도는 아닌데 ‘사재기’ 심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1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식용유 판매대에 제품이 듬성 듬성 진열돼 있다. (사진=정병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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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식용유 구매 제한에 나섰다. ‘로켓배송’ 이용시 현재 식용유를 10개까지만 살 수 있다. 현재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식용유는 모두 일시 품절 상태다. 셀러가 직접 판매하는 오픈마켓 상품은 일부 구매 가능하다.
최근 식용윳값이 오르고 구매 대란이 발생하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물건을 미리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오뚜기 콩기름(900㎖)’의 5월 평균 판매가격은 작년 5월(3674원)보다 33.8% 올랐다. ‘해표 식용유(900㎖)’는 같은 기간 4071원에서 4477원으로 비싸졌다. 식용유 100㎖당 가격은 1월 511원에서 2월 515원, 3월과 4월 530원으로 계속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해바라기씨유 1, 2위 생산지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영향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이곳에서 주로 생산하는 해바라기씨유 수출 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국제 유지류 가격이 치솟았다. 이에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업체들이 값을 더 쳐주는 수출에 집중하느라 내수 공급 물량을 줄이면서 자국 내 팜유 가격이 급등하며 품귀 현상을 빚었다.
앞서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매장, 하나로마트 등은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2개로 제한하는 등 사재기 방지에 나섰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빅3’는 구매 제한을 하지 않고 있지만 행여 식용유 대란이 날까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식용유 수급 상황이 평상시처럼 원활한 것은 아니지만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사재기 움직임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