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는 9일 왕 부장의 이 발언에 대해 “대부분 국제사회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의 성격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이기 때문에 북한을 포함한 어떤 특정국에 위협되지 않는 연습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중국이 ARF에서 내용을 언급한 것이 이례적인 반응이라고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배경이나 의도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쌍중단’(雙中斷)은 사실 중국의 기본 입장이라는 점에서 새롭지는 않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ARF에서 이 문제를 거론한 적이 없는 데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한 상황에서 나와 주목을 받았다.
대신 블링컨 장관과 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을 ‘콕’ 찍어 발언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북한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미국 측에 대한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며 “협상 권한을 가진 대표를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화 복귀에 대한 첫번째 단계로 협상대표의 지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명시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 5월 성 김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대북특별대표로 지명한 바 있다. 다만 그는 “미국의 접근에는 북한의 인권 상황도 핵심적인 요소”라며 협상 테이블의 의제 중 하나로 북한 인권 문제가 다뤄질 것임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역시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지난 합의를 기반으로 남북, 북·미 대화를 재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정 장관은 “이러한 차원에서 오늘 북측 대표가 자리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최근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은 양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추동력이자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남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외부의 적대적인 압력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렇지만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적대 세력의 압박 속에서도 자립적인 국가 개발과 국가 안보보장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