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상원으로 간 소추안…美 탄핵역사 다시 쓰는 트럼프

소추위원단, 상원에 소추안 제출…내달 9일 절차 본격화
지난해 초 21일 걸렸던 첫 탄핵심판 때보단 짧게 끝날 듯
'트럼프 지지층 의식' 공화당 내 회의론…탄핵 불발 무게
  • 등록 2021-01-26 오후 3:17:26

    수정 2021-01-26 오후 3:17:26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미국 하원을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25일(현지시간) 드디어 상원으로 넘어갔다. 지난 6일 이른바 ‘의회 난입사태’와 관련한 트럼프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이 곧 시작된다는 의미다. 심판은 약 2주간의 준비를 거쳐 이르면 내달 9일 개시, 내달 중 마무리될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임기 내 한 차례 탄핵심판을 받은 트럼프는 퇴임 후에도 탄핵심판을 받는 유일무이한 미 전임 대통령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다만, 야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 탄핵에 대한 회의감이 점차 퍼지면서 실제 탄핵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날 제이미 래스킨(민주당·메릴랜드) 하원의원을 단장으로 한 9명의 탄핵소추위원단은 상원에 도착한 후 소추안을 정식으로 전달했다. 엄숙한 표정에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래스킨 단장은 소추안을 낭독했다. 소추안을 받은 상원은 26일 첫 회의를 소집해 배심원 선서를 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심리에 나선다. 그러나 여야가 이미 내달 8일 시작되는 둘째 주에 본격적인 절차를 밟기로 합의한 만큼 실제 재판은 9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그 사이 소추위원단과 트럼프 법률팀은 서면을 교환하며 심판을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측 변호사로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 변호사 부치 바워스가 선임됐다.

탄핵심판은 형사재판 절차를 준용하는 만큼 소추위원단이 검사 역할을, 상원의원들은 배심원 역할을 각각 담당한다. 재판장은 현직 대통령 탄핵의 경우 연방 대법원장(존 로버츠)이 맡는 게 통상적이지만, 이번 심판은 전직 대통령 탄핵이어서 민주당 패트릭 리히(버몬트) 상원 임시의장이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기간은 지난해 초 21일간 열린 첫 탄핵심판 때보단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첫 심판 당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라는 두 가지 혐의를 받았던 반면, 이번에는 내란 선동이라는 단 한 가지 혐의만 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소추위원단이 얼마나 많은 증인을 상원에 출석시킬지도 최대 변수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이번 탄핵심판의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도 “소추위원들 다수는 한 달 내 절차가 끝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유죄판결을 받아 탄핵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양당은 상원을 50 대 50으로 정확히 양분하고 있다. 정족수를 채우려면 전체 100명 중 67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공화당 내에서 17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AP통신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유권자이기도 한 트럼프 지지층의 심기를 거스르는 데 경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1·3 대선에서 트럼프는 비록 패했으나 7500만명에 달하는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탄핵심판은 “반드시 열려야 한다”면서도 17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유죄에 표를 던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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