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손만 대면 조 단위”…유럽서 클린테크 투자 열올리는 글로벌 PE

유럽서 조 단위 클린테크 딜 속속 탄생
KKR, 이탈리아 ''에니라이브'' 4.4조에 인수
3월 독일 태양광발전소 인수 후 7개월만
''에너지전환 트렌드&안정적인 수익률''에 베팅
  • 등록 2024-10-29 오후 3:47:03

    수정 2024-10-29 오후 3:47:03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트렌드를 앞서 읽는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유럽 클린테크(clean tech)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클린테그란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면서 오염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환경기술로, 크게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스마트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클린테크 딜(deal) 발굴에 한창인 가운데 최근 조 단위의 클린테크 딜이 탄생하면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29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KKR은 이탈리아의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 ‘에니라이브’ 지분 25%를 29억4000만유로(약 4조 3991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딜은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내년 초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에니라이브는 이탈리아 최대 석유·에너지 회사인 ‘에니’의 자회사로, 친환경 모빌리티 구현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현재 천연가스와 거의 동일한 성분의 바이오메탄과 100% 수소화 식물성 오일인 바이오제닉 연료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또한 제공하고 있다. KKR은 에니라이브가 ‘지속 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번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KKR의 유럽 클린테크 기업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클린테크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온 KKR은 올해 3월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독일의 ‘엔카비스’를 약 28억유로(약 4조 2896억원)에 품었다.

KKR을 비롯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지난 2021년부터 유럽의 클린테크 기업들에 활발하게 투자해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지난 2021년 유럽 클린테크 산업에 쏟은 투자 총액은 176억유로다. 유동성이 줄어든 2022년에는 130억유로로 투자 규모가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190억유로를 쏟으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올해는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올해 10월까지 유럽 클린테크 산업에 쏟은 투자액은 187억유로(약 28조원)로, 지난해 연간 규모(192억유로)의 97.4%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KKR 딜을 더하면 유럽 클린테크 산업에 대한 운용사들의 투자 총액은 기록적인 규모를 세우게 된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이 클린테크 투자에 높은 관심을 두는 이유로는 ‘기후변화 및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계 각국의 뚜렷한 의지’와 ‘안정적인 수익률’이 꼽힌다. 우선 클린테크에 대한 세계 각국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클린테크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자 사모펀드운용사들과 벤처캐피털(VC)은 이를 투자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기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터라, 사모펀드운용사에 거액을 출자해온 일부 출자자(LP)들도 운용사들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입각한 투자 활동을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KKR 외에도 클린테크 기업에 통 큰 투자를 단행한 글로벌 운용사들은 즐비하다. 대표적으로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은 지난 5월 말 프랑스의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저장 업체인 네오엔의 지분 53%를 약 5조2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브룩필드는 네오엔의 기업가치를 약 10조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미국 에너지캐피털파트너스(ECP)는 영국 재생에너지 기업인 ASI를 약 4조원에 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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