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최근 석유화학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나 홀로 선전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천연고무 가격이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체재인 합성고무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는 등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3분기에도 차별화된 수익성으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BR)는 지난 9일 톤(t)당 2183달러를 기록하며 전주대비 1.6% 상승했다. 스타이렌과 부타디엔을 저온 유화 중합해 제조한 합성고무 제품인 SBR 강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천연고무 가격이 최근 강세를 나타내며 합성고무 가격 하단을 단단히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천연고무 가격이 오르면, 대체재인 합성고무로 수요가 몰리고 가격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천연고무 가격 상승한 데는 단기적으로 동남아 기상이변에 따른 공급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는데다 2025년 유럽의 삼림벌채금지법(EUDR) 시행을 앞두고 전방 업체의 천연고무 재고 확보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다. 지난주 말 싱가포르 상품거래소에서 천연고무(TSR20) 선물가격은 t당 1810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초 1390달러를 저점으로 천연고무 가격은 꾸준히 상승 추세다.
금호석유화학의 또다른 주력 상품인 NB라텍스 전망도 긍정적이다. 전방산업인 라텍스 장갑의 유통기한 경과에 따른 폐기 처분 등으로 재고가 축소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중국 장갑 수입 규제 및 2026년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 등으로 말레이시아산 장갑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의 NB라텍스 최대 수출국은 말레이시아로, 전체 수출 비중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8월 NB라텍스 우리나라 수출량은 7만9000t으로 전년대비 4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가 또한 작년대비 35% 증가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7~8월 합산 수출량이 4~5월 합산 대비 24% 증가해 NBL 업체는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실적 추가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성고무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수익성 강화가 예상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SBR, NB라텍스 등 합성고무 매출 비중이 55.7%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웃돈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에도 영업이익 1191억원으로 전년대비 11%가량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무엇보다 석유화학업종이 수요 둔화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3% 늘어난 112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