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부족 조종사 투입·기내서 주먹질…안전관리에 구멍 난 ‘아시아나항공’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국내 2위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안전 문제가 수차례 적발돼 수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냈지만 관련 사고가 끊이질 않아 항공기 이용 승객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1시 아시아나항공 OZ222편 내에서 부기장들이 개인적인 일로 시비가 붙었고 급기야 주먹다짐으로 번졌다. 더 큰 문제는 싸움 한 부기장 중 한 명이 해당 항공기의 조종간을 잡은 것이다. 경찰까지 현장에 들렀던 것으로 파악된 만큼 해당 조종사는 불안한 심리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운항 팀장이 두 부기장과 면담을 통해 심리 상태를 확인하고 근무 여부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매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지난해 1월 김포발 상하이행 여객기가 고정핀을 뽑지 않고 이륙해 바퀴가 접히지 않아 바로 회항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륙 전 정비사가 고정핀을 제거하지 않았고 비행 전 마지막으로 기체 상태를 체크를 해야 하는 기장도 의무도 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3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14년 11월 항공법 시행령 개정으로 항공사고나 안전규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대폭 상향한 이후 적발된 첫 사례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사이판으로 향하던 여객기 603편은 왼쪽 오일 필터에 경고메시지가 떴는데도 경고가 없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목적지까지 운항한 사실이 적발돼 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운항 규정대로라면 인근 공항인 후쿠오카로 회항해야 했지만 이를 어긴 것이다.

올해도 지난 3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 OZ211편이 이륙 후 5시간이 지나서야 화물칸에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전동스쿠터가 실린 사실을 발견해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리튬배터리 전동스쿠터는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용량에 관계없이 기내반입과 수하물 위탁이 모두 금지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상 시 조종사를 도와 승객을 대피시켜야 하는 승무원과 관련해서도 안전 규정을 위반해 1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승무원 8명이 정기훈련을 이수하지 않았는데도 두 달간 근무한 사실이 적발됐다.

아시나항공은 음주단속에 가장 많이 적발된 항공사이기도 하다. 박찬우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6년간 항공인력 음주단속 적발 현황’에 따르면 총 6건 중 2건이 아시아나항공이었다.

한 항공대 교수는 “항공기는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치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 관리에 틈이 생겼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