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상보)

삼성엔지 자본잠식 해소위해 1조2천억원 유상증자 발표
주주배정 유상증자 미달시 최대 3천억 일반공모 참여
  • 등록 2015-12-07 오후 4:13:04

    수정 2015-12-07 오후 5:23:51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규모 적자로 자본잠식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의 정상화를 위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향후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일반 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 책임 경영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7일 1조2012억원 상당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신주발행 주식수는 1억5600만주, 예정발행가는 발행가 산정 기준과 할인율 15%를 적용해 7700원으로 책정됐고, 확정 예정일은 내년 2월3일이다. 증자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된다.

올해 9월말 기준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삼성SDI로 지분 13.1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는 케미칼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가칭 SDI케마칼을 설립한 후 신설회사의 지분 90%를 롯데케미칼에 매각할 예정이다. 삼성계열사 중에는 삼성물산(지분율 7.81%)과 삼성화재(1.09%)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자의 지분을 합해도 22.03%에 불과한 상황이다.

삼성SDI는 지난 10월말 기업설명회(IR)에서 “1대 주주인 만큼 삼성엔지니어링 증자 참여가 바람직하다”며 “주주가치를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도 최근 회사채 발행 증권신고서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진행할 유상증자 배정주식에 대해 현재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삼성계열사들이 증자에 참여하더라도 일반 소액주주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는 점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성공 가능성에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컸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는 자본 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상장 폐지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료돼야 하지만 대규모 증자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 발생 우려가 있다”면서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회사가 겪게 될 어려움과 기존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 3000억원을 한도로 일반 공모에 청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은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분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일반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투자 차익이나 지분 확보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일반 공모를 통해 실제로 배정받는 주식 규모는 기존 주주의 미청약 물량, 일반 공모 경쟁률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공사의 손실을 반영하면서 올해 3분기에만 1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자본잠식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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