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등산하고, 텃밭 가꾸고 개·고양이·닭 키우며 살겠다.”
‘잊혀진 삶을 살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퇴임 후 계획을 밝혔다. 현실 정치와 선을 긋고 사저가 있는 양산에서 평범한 삶을 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기 5년을 함께 해준 주요 인사들에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직 장관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직 국무위원과 대통령 자문기구 및 대통령 소속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사진=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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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퇴임 후 계획을 하지 않는 것이 계획”이라며 “은둔 생활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 자연스럽게 오가며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직 국무위원과 대통령 자문기구 및 대통령 소속 위원장 등 전직 장관(급) 인사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다”는 말로 소회를 대신했다. 임기 중 북핵 위기와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와 물가 상승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 위기를 잘 극복해왔고 기회를 만들어 도약했고 선도국가라는 평가를 객관적으로 받게 됐다. 여러분이 한 몸처럼 헌신해 준 덕분”이라 했다. 외교·방역·경제·문화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가져왔다는 자평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에 이어 이 전 총리와 정 전 총리의 발언도 이어졌다. ‘불가’ 입장을 견지 중이긴 하나 한때 6·1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차출설이 돌던 두 사람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년은 도약과 성숙의 역사였으며, 각 분야마다 많은 성장이 있었고, 대한민국이 도전했으나 도달하지 못한 많은 것을 이루는 기간”이라 말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문 정부의 성취는 앞으로 계승·발전시키고, 미완의 과제는 개선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며 어느 정부든 축적 위에 출발하고 발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문 대통령은 어려운 가운데 국정을 맡아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문 정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나는 정부가 될 것”이라 자부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후 원내 1당인 야당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을 섬기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대선에 패배한 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