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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9월까지만 해도 반도체 업황이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1년 넘게 이어지며 글로벌 IT 수요가 둔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9월부터는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며 파죽지세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3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매출액이 62조원, 영업이익이 7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를 각각 1.55%, 8.32% 웃돈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선을 넘어선 건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만이다. 이러한 전망에 힘입어 주가는 먼저 움직였고, 9월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13.6%나 오른 상태다. 연초 이후로는 무려 29.2%에 달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앞다퉈 삼성전자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을 넘어서서 내년도 업황 역시 긍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밖에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기대된다는 점도 대장주 삼성전자를 설레게 하는 요인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으로 기대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는 경험적으로 패시브 측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아웃퍼폼을 야기했다”고 짚었다.
다만 4분기 업황은 일시적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휴대폰부문은 고가폰 비용 축소와 비용 절감 효과의 둔화가 나타나고, 디스플레이 부문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과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 실적의 관건은 낸드의 ASP 상승과 디램의 ASP 하락이 나타나는 가운데 출하량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지 여부인데, 출하량의 증가가 없다면 디램 부문 이익의 감소폭이 낸드 부문 이익의 증가폭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이 추정한 4분기 영업이익은 6조 5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