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올 1분기 소규모 흑자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신용등급 추가 강등 위기에 놓였다.
한국기업평가는 10일 “국내 조선업체의 구조적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신용등급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며, 5월 중 정기신용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신평사들은 최근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사업에서의 대규모 손실을 반영하는 ‘회계절벽’에 이어 올 들어 신규수주가 급감하는 ‘수주절벽’까지 나타나는 사면초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 자료: 한국기업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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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010140)의 경우 지난달 28일 글로벌 오일메이저 셸(Shell Gas & Power Developments B.V.)로부터 수주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3척 수주가 취소됐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계약이 취소된 FLNG는 호주 브라우즈(Browse) 가스전에 투입하기 위해 셸이 발주한 설비다. 한기평은 이와 관련 “수주가 취소된 FLNG는 이미 수주해 건조 중인 프릴루드(Prelude) FLNG의 후속 모델로 계약 실행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시리즈선 효과로 전체 프로젝트의 채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면서 “그러나 유가급락 여파로 취소됨에 따라 수주잔고가 크게 감소할 뿐 아니라 올해 수주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특히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가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다”며 “대형 프로젝트 계약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2017년 이후 일감부족이 현실화될 우려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양질의 신규 수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청구공사 증가 등 운전자본부담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009540)도 해양공사용 거주선박(Edda)과 지원선이 사실상 계약 해지됐고
대우조선해양(042660)은 덴마크 국영 에너지 회사(DONG E&P)로부터 2012년 수주한 고정식 해양 원유생산설비(FP)의 계약 취소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010620)도 수주잔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자동차운반선(PCTC) 6척의 인도가 연기됐다. 한기평은 “현대미포조선의 계약은 취소가 아닌 인도 연기 건으로 확인되지만, 해양플랜트가 아닌 상선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장기 불황으로 국내외 선주사들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하면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것과 같이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으로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9일 “주요 조선사들의 본원적인 영업·재무적 요인들이 큰 폭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하반기에 세운 경영정상화 계획에 비해 신규수주가 부진하고 영업실적 개선도 지연되고 있다”며 “채권단이 기존에 설정한 경영 정상화 계획의 정상 진행 여부에 대한 우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1분기 별도기준 소폭 흑자에도 불구하고 건조능력 대비 수주 잔고가 부족하고 해양·육상플랜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재무적 측면에서 매각가능 상장주식을 상당 부분 처분함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의 IPO(기업공개)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자료:한국신용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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