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여름 성수기"…라이트 맥주 인기 몰이

폭염 이어지면서 맥주 판매량 증가 추세
롯데마트, 올해 라이트 맥주 판매량 전년比 100% 늘어
오비·하이트진로, 신제품 출시…"시장 확대 가속"
  • 등록 2024-09-11 오후 6:01:32

    수정 2024-09-11 오후 6:01:32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9월에도 폭염이 이어지는 등 여름 성수기가 길어지면서 맥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맥주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도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라이트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소주와 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1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라이트 맥주 매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약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맥주 매출 증가율이 5%에 불과한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특히 최근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고 여름 성수기가 늘어나면서 라이트 맥주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CU에 따르면 주류 성수기인 지난 8월 기준 맥주는 전년동월대비 12.1% 증가한 반면 라이트 맥주는 46.2% 급증했다.

최근 맥주 시장은 저칼로리 제로슈거 맥주가 대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즐겁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하면서다. 국내 주류 업계에서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제로 슈거, 낮은 칼로리 등 가벼움에 초점을 맞춘 라이트 맥주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라이트 맥주는 100㎖ 기준 열량이 30㎉ 이하인 맥주를 뜻한다. 일반 맥주 대비 열량이 30~50% 낮은 제로슈거 제품이다.

시장에서는 오비맥주의 ‘카스 라이트’가 2010년 출시 이후 라이트 맥주 카테고리를 선도하고 있다. 카스 라이트의 칼로리는 100㎖당 25㎉로 카스 프레시보다 열량이 33% 낮다. 알코올 도수는 카스 프레시보다 0.5도 순한 4.0도다.

오비맥주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 미켈롭 울트라를 지난 5월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대세 굳히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켈롭 울트라는 칼로리가 330㎖당 89㎉, 알코올 도수는 4.2도다. 2002년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미국 라이트 맥주 시장 내 판매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 7월 ‘테라 라이트’를 출시하고 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이트진로가 대표 라인업인 ‘테라’를 앞세워 라이트 맥주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라 라이트는 100㎖ 기준 25㎉로 기존 테라 제품 대비 열량이 34% 낮은 라이트 맥주다. 알코올 도수는 4.0이다. 테라 라이트는 출시 2주 만에 1000만병을 돌파하면서 라이트 맥주 시장의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시장에서는 맥주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라이트 맥주가 신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한국농수신삭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 매출 규모는 3조 9296억원을 기록하면서 2022년 4조 1358억원 대비 4.99% 감소했다. 2020년 4조 3771억원을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맥주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헬시플레저’를 반영한 라이트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주류 트렌드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음주 트렌드가 취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마시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면서 “주류 업계에서도 다양한 라이트 맥주를 선보이면서 선택지가 확대되고, 무더위로 여름 성수기가 길어지면서 라이트 맥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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