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원유 선물 가격이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을 언급해 공급량 축소 경계 심리도 반영됐다. OPEC+는 7~8월 중 일일 64만8000배럴 증산에 합의했지만, 9월 증산량은 일일 10만 배럴로 대폭 낮아진 상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 “9월 초에 열릴 OPEC 정례회의에서 10월 감산 논의가 전개될 수 있다”며 “다만 향후 원유 수요에 대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에너지정보청(EIA), OPEC의 시선이 갈리고 있고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기조로 인한 달러 강세도 유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란의 양보로 핵합의 복원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합의 도달 시 일일 100만 배럴 이상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전 연구원은 “OPEC이 고유가를 유지하기 위해 감산 카드를 꺼내놓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공급측 이슈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주기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가의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당분간 국제유가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상태로 박스권 내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올해 4분기 중에는 전략 축유 방출 종료, 유럽 에너지 위기 경계감 등이 반영되며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을 시도할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 WTI 밴드는 배럴당 80~120달러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내년부터 고강도 긴축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 둔화 압력이 커져 원유 실수요가 줄어들고 유가가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