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사료·닭고기…돼지열병에 주가 요동

“단기 호재”…확진 소식 따라 롤러코스터 주가
육계주 급등엔 과거 구제역 사례 있어
“확산시 공급 차질 해소까지 최소 3년”
  • 등록 2019-09-25 오후 6:49:00

    수정 2019-09-25 오후 8:08:17

[표=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돼지열병·ASF) 확산 우려에 식료품 업체 주식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의심 사례 추가 접수 소식에 육계주는 물론 방역 및 소독, 돼지사료, 수산주 등 관련주까지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다.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코스닥 통합 주가등락률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이 돼지열병 관련주였다. 그중 사료제조업체 대한제당의 우선주 대한제당3우B(001799), 양돈용 배합사료 업체 팜스토리(027710), 육가공식품 업체 마니커에프앤지(195500)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한제당3우B(종가 5만3600원), 마니커에프앤지(1520원), 배합사료 생산업체인 한일사료(005860)(2760원)는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 동안 주가 추이를 들여다보면 롤러코스터 같은 흐름도 유사하다. 배합사료 업체 마니커(027740)는 돼지열병이 처음 확진된 17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10% 넘게 빠지면서 되돌아가는 듯 보였지만 확진이 추가되면서 다시 두 자릿수 오름세를 보여줬다. 이 과정을 거치며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무려 90.16%나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대한제당3우B는 150.47%, 팜스토리는 52% 급등했다.

닭고기가 대체육으로 떠오르면서 육계주가 가장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0년말 구제역 당시 2011년의 한국인의 육류 소비 행태를 보면 실제로 돼지고기 소비가 줄고 닭고기나 쇠고기의 소비를 늘었다. 마니커에프앤지 최대주주인 팜스토리, 마니커에프앤지, 체리부로(066360) 등 육계주 8개 종목은 25일 12.47%의 평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분간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잠복기가 최대 2주쯤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확산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 돈육시장이 구조적인 공급 과잉인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양돈주나 육계주에 호재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역 강화로 동물 백신 및 소독제 기업, 잔반(음식물쓰레기)을 통한 확신 방지를 위해 잔반 급여 대신 사료 급여가 늘어남에 따라 사료 관련 업체 등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살처분 등 확산이 지속된다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1990년대 세계 2위 돈육 수출 국가였던 대만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당시 대만 돈육 생산량의 약 40%가 수출됐고 대만의 인당 돈육 소비량은 평균 40kg로 전체 육류 소비량의 54%를 차지했다. 1997년부터 시작해 2001년까지 반복된 구제역으로 관련 산업에서 약 6만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대만 정부는 구제역 대응 관련 비용으로 6억 달러를 넘게 써야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돼지열병 확산 정도가 심각할 경우 돼지 공급 부족으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종돈(씨돼지)에서 비육돈(소비자용)까지 기르는데 약 3년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 차질이 해소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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