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통상임금 소송 '승소'..조선업계 파장은?

  • 등록 2015-02-12 오후 4:30:27

    수정 2015-02-12 오후 4:30:27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조선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산지법 제4민사부(재판장 이승엽 부장판사)는 12일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상여금 800%(설과 추석 상여금 100% 포함)이 통상임금에 해당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상여금 800%를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또 현대미포조선도 근로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해 같은 재판부로부터 상여금 800%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판결에 따른 임금 소급분은 최소 기준인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을 적용해 소급분 임금을 받으면 전체 금액에서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이 소급적용한 체불임금은 1인당 5000여만원 가량이지만, 재판부 판결에 따라 절반가량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판결 결과를 토대로 사측과 협상을 다시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판결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은 “재판부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법정수당만을 인정하고, 약정수당과 근로기준법을 초과해서 지급하는 금액을 공제해 준 것은 다행스럽지만 이번 판결에서 설, 추석 상여금의 고정성과 관련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작년 3조 2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제시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라는 신의칙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의 이번 소송결과가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유례없는 불황에 시달리면서 업체별로 수천억원대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하면 경영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앞으로 통상임금 협상에서 이번 현대중공업의 1심 판결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통상임금과 관련, 노사가 동종업계의 소송 결과를 기준으로 다시 협상키로 합의했다. 삼성중공업도 통상임금 관련, 1분기내 협의하기로 했으며 현재 소송 1건이 진행 중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통상임금 판결에서 노조 측이 승소하면 현대중공업은 2610억원, 삼성중공업은 1350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290억원 규모의 인건비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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