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임플란트 보철만 보험 적용한 정부…“깨지면 썩은 이처럼”

복지부, PFM보철만 보험 적용 고시
심미성 뛰어난 지르코니아는 배제
제품 우수한데 보험 미적용 ''뒷전''
심평원 "지르코니아 적용 심의할 것"
  • 등록 2024-12-11 오후 4:32:18

    수정 2024-12-11 오후 4:32:18

[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정부가 특정 임플란트 재료만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적용해 임플란트가 필요한 노인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치과 등에 따르면 국민보험공단은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요양급여에서 비귀금속 도재관(PFM)만 임플란트 보험료를 지급한다. 65세 이상 노인은 치아 2개까지 임플란트 수술비의 70%를 보험료로 받을 수 있다. 치과 병의원에서 대부분 사용하는 지르코니아 크라운(치아 모양 보철)으로 수술하면 보험료를 받을 수 없다.

(사진 = 게티 이미지)
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4년 임플란트 요양급여를 최초 고시할 때 PFM만 보험 적용을 하도록 요양급여 기준에 등재했기 때문이다. 당시 심평원과 복지부는 지르코니아의 비용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기준에서 배제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 현재 일부 치과 의사와 노인들은 PFM이 지르코니아보다 약하고 심미성이 떨어지는데 정부가 PFM만 보험료를 지급하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PFM은 은색 금속 보철 위에 치아 색깔과 유사한 포세린을 입힌 것이다. 포세린은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세라믹의 한 종류이다. PFM 크라운은 초기에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잇몸이 내려가면 잇몸과 포세린 사이의 금속 보철이 드러나 썩은 이처럼 보이는 문제가 생긴다. 딱딱한 음식을 씹다가 포세린이 깨지면 해당 부위의 금속 보철이 드러나 썩은 이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반면 지르코니아는 금속에 가까운 세라믹으로 내구성이 강하다. 이 제품은 지르코니아를 깍아 치아 모양으로 만드는 것으로 잇몸과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잇몸이 내려가도 썩은 이처럼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지르코니아를 기공사 직접 깍아 크라운을 만들었지만 요즘은 다수의 기공소가 잇몸 구조를 스캔해 자동화된 밀링 기계로 깍기 때문에 인건비가 대폭 줄었다. 이 때문에 PFM보다 지르코니아 제작비가 저렴해졌다. 치과 의사들은 대부분 보험 적용 없는 임플란트 수술 시 지르코니아로 한다. 예전에는 임플란트 1개 수술비가 100만원을 넘었는데 요즘은 30만~80만원으로도 할 수 있다. 반면 PFM은 보험 수가가 높게 책정돼 있어 치과가 노인 보험 적용 시 임플란트 1개당 수술비를 130만원 안팎(70% 보험수가+30% 환자 부담)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수가는 임플란트 수술비의 평균가를 반영하는데 최근 가격 경쟁 등으로 수술비가 내렸지만 수가는 고시 초기에 비해 큰 변동이 없다고 의사들은 지적했다.

경기도 한 치과 의사 A씨는 “정부가 PFM만 보험을 적용해 심미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지르코니아 사용에 제한이 있다”며 “노인들이 치아 2개라도 보험료를 받고 우수 제품으로 임플란트를 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치과 의사 B씨는 “PFM의 포세린은 약해서 깨지기 쉽다”며 “노인의 치아 건강을 위해 지르코니아 보험 적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심평원은 “지르코니아의 요양급여 적정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1~6월)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지르코니아 보험 적용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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