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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제품을 가장 편리하고 저렴하게 안방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에 정면 승부를 걸었다. 월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아마존의 10분의1에 불과하지만 향후 무료배송을 강화하고 제품을 더 싸게 공급해 맞불을 놓겠다는 심산이다.
무료배송서비스로 승부수…“가격도 더 공격적으로”
월마트의 전자상거래를 책임지고 있는 마크 로어 최고경영자(CEO)는 31일(현지시간) 무료배송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마존에서 이틀배송서비스를 받으려면 연회비 99달러(약 11만5000원)의 ‘아마존 프라임’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월마트는 같은 이틀 배송서비스를 35달러(원화 약 4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월마트의 2일 배송을 이용하고 싶으면 오후 2시까지 주문을 끝내야 하며 회사측은 올해 안에 당일 매장 픽업서비스 등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제트닷컴 등 설립한 `아마존킬러` 로어 CEO의 반격
앞서 월마트는 지난해 33억달러, 우리 돈으로 3조8000억원을 투자해 신생 온라인 유통업체인 제트닷컴(Jet.com)을 인수했다. 아마존과 온라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선전포고였던 셈이다. 월마트는 제트닷컴만 인수한 게 아니다. 제트닷컴의 창업자인 로어를 데려와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을 모조리 맡겼다.
로어 CEO는 오랫동안 ‘아마존 킬러’로 불려왔다. 그는 다이퍼스닷컴(Diapers.com)을 만들어 아마존에 5억5000만달러에 팔았고 이후 아마존에서 잠시 일하다 독립해 아마존을 정면으로 겨냥한 제트닷컴을 또 차렸다. 제트닷컴은 시작부터 ‘아마존보다 더 싼 가격’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제트닷컴 홈페이지엔 제품마다 아마존보다 얼마나 가격이 싼지 보여준다. 연간 49.99달러의 회비를 받지만 아마존보다 10~15%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모델이다. 제트닷컴은 ‘온라인의 코스트코’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