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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CEO가 30일 단행한 ‘인사 및 조직개편’은 △조직 슬림화(의사결정 비효율 제거)△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신사업 강화 △경영지원부문과 법무실 친여인사 영입으로 요약된다. 조직을 통폐합해 ‘부사장-전무(상무)-상무보’로 복잡했던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했고,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해 기술혁신부문(CTO)과 함께 기술컨설팅 조직도 만들었다. 아울러 홍보(PR)와 대관(CR)을 밑에 두는 경영지원부문(CSHO)과 법무실장도 외부에서 영입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 그룹 임직원과 함께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①임원 20% 감축…그룹 경영은 강화
가장 크게 바뀐 조직은 경영기획부문이 폐지된 일이다. 전략실(CSO)과 재무실(CFO)이 분리돼 CEO 직속으로 편재됐다. 인재실(CHO)도 경영지원부문에서 독립했다. 각각 박효일 전무(CSO), 장민 전무(CFO), 고충림 전무(CHO)가 맡는다. CEO 직속 조직으로 전략·재무·인사 조직을 두기로 한 것은 KT그룹 경영의 관점에서 전략과 사업포트폴리오, 투자 등을 챙기고 인사 및 인재육성을 하겠다는 김영섭 CEO의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경영기획부문이 폐지되고 AI/DX융합사업부문 등이 헤쳐모여 전략·신사업부문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임원수는 20% 줄었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쪼그라들었다. KT 한 임원은 “예전에 직원이 6만 명이 넘을 때에도 임원은 30여명 있었던 적이 있다”면서 “그간 지나친 부문제로 부사장-전무-상무(상무보)까지 내려와 의사결정이 느려진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 슬림화된 것 같다”고 평했다. 전략·신사업부문장은 KT CEO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던 신수정 부사장이 맡는다.
두번 째로 눈에 띄는 것은 사업부서 조직으로 전략·신사업부문과 함께 기술혁신부문(CTO)조직을 신설한 점이다. 외부에서 영입된 오승필 부사장(CTO)이 이끄는 기술혁신부문 아래에는 KT컨설팅그룹(정우진 전무)·AI2XLab(배순민 상무)·AI TechLab(외부 영입중)·Service Tech Lab(홍해천 상무)·SW개발본부(조성은 상무)·정보보안단(문상룡 상무)등을 뒀다. 이런 조직 구성은 기존 IT 부문과 융합기술원이 합쳐진 모습이다. AI 등 핵심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해 기업(B2B)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KT 관계자는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한 데 이어, AI 사업을 본격화하고 동시에 AI 거버넌스를 수립하기 위해 AI2XLab과 외에도 AI Tech Lab을 신설해 AI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이와관련 KT는 AI와 컨설팅전문가 영입을 위해 커리어케어 등 외부 헤드헌팅 업체를 활용하기도 했다. ‘믿음’의 어머니 배순민 상무는 유임됐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동향 분석 및 제휴 업무를 맡을 AI TechLab 임원은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③경영지원부문·법무실 등은 친여 인사로
이번 조직개편에서 사라진 경영기획부문과 달리 경영지원부문(CSHO)은 강화됐다. 또, 법무실과 감사실, 컴플라이언스추진실도 독립부서로 운영된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그룹사의 경영·사업리스크에 대한 관리 및 조정 기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법무실장으로는 사법연수원 18기인 검사 출신 이용복 부사장(영입)을 영입했다. 그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 (2007), 박영수 특검팀 특별검사보(2017~2021)를 거쳐 법무법인(유) 대륙아주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이외에도 감사실장, 컴플라이언스 추진실장 등을 외부에서 영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영입된 임현규 부사장과 이용복 부사장은 친여 인사로 분류되지만, 과거 이석채 회장 시절보다는 정치 성향이 있는 임원이 적게 영입됐다는 평이 나온다.
한편 KT는 임원 인사 이틀 전부터 상무보를 시작으로 퇴임 임원 공지를 시작했으며, 자회사 사장단 인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KT 그룹사의 핵심 보직이 KT 임원들의 퇴임 수순으로 활용됐던 관행을 바꾸겠다는 김영섭 CEO의 의지가 커서, 계열사 CEO 인사는 젊은 인재와 능력을 인정받은 승진자들을 중심으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