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의 미래교육, '에듀 세일즈' 가능성 엿보다

■세계가 주목한 경기교육, K-EDU 현 위치는①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12월 2~4일 성료
전 세계 56개국에서 2800여명 교육 관계자 참가
경기공유학교, 하이러닝 등 경기미래교육 체험
튀니지, 멕시코 등 자국 교육에 하이러닝 도입 관심
  • 등록 2024-12-09 오후 5:38:32

    수정 2024-12-10 오전 10:18:13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세계가 경기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더 나아가 미래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를 위한 변혁’을 꿈꾸는 경기미래교육은 ‘자율·균형·미래’라는 기본방향 아래 발전해 왔고, 세계 각국이 와서 보고 배우는 모델로 거듭났다. 유네스코가 1996년 ‘들로르 보고서’ 이후 28년 만에 발간한 ‘교육의 미래’ 보고서에 관한 첫 국제포럼 개최지로 경기도, 수원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데일리는 앞으로 3회에 걸쳐 경기교육이 선보인 K-EDU의 현 위치를 짚어본다.

“경기교육은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꿈을 이루며, 다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올 포 원(All for one)’의 가치를 실현한다.” 지난 2일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특별세션에서 기조발제에 나선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말이다.

이번 행사는 2021년 유네스코가 발간한 ‘교육의 미래’ 보고서에 기반해 열린 첫 국제포럼이다. 유네스코는 보고서가 제안한 ‘교육받을 권리’와 ‘공공의 노력이자 공동재로서 교육’이라는 새로운 사회계약에 가장 부합하는 교육정책을 펼치는 곳으로 경기도교육청을 지목해 포럼 개최를 제안했다.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 참가한 세계 각국 교육 관계자들이 지난 3일 수원 산의초의 하이러닝 수업 현장 참관하고 있다.(사진=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포럼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육환경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도입한 AI기반 교수학습플랫폼 ‘하이러닝’과 공교육의 영역을 학교에서 지역사회로 확장한 ‘경기공유학교’를 중점적으로 선보이며 전 세계 56개국에서 참가한 2800여 명에 달하는 교육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직접 개발한 하이러닝은 튀니지와 멕시코 등 외국 관계자들이 주목하면서 ‘에듀 세일즈(Edu sales)’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우리는 서로 다른 국가에서 모였지만 ‘교육’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한 마음으로 나아가며 진정한 하나가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국제포럼에서 미래교육을 토의하고 교육 현장 견학을 통해 얻은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경기교육에서 교육의 미래를 만나다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열린 이번 포럼에서 경기도교육청은 ‘경기교육에서 교육의 미래를 만나다’를 주제로 경기미래교육 정책을 소개하는 5개 존(Zone)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운영했다.

경기도 교육 과정 운영과 교사 역량 강화 지원체계, 경기 교육정책 전시·체험, 경기공유학교 등 주요 경기교육정책 안내, 하이러닝 등 디지털 활용 교육정책 소개 및 체험, 교육 변혁 실천 사례와 경기미래교육 정책 공유 등으로 구성된 5개 존에는 정책 이해도가 높은 부서 담당자와 국외 참가자에게 통역이 가능한 인력 등 202명이 투입됐다.

12월 2~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 마련된 전시장을 참가자들이 둘러보고 있다.(사진=경기도교육청)
포럼 둘째 날에는 국외 참가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등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 △기후행동 참여, 생명안전교육을 통한 지속가능교육 △세계시민교육, 전문적인 직업교육 등의 특색있는 교육과정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으로의 성장 등 유네스코 보고서와 관련된 교육정책을 실현하는 경기지역 학교 현장 방문이 이어졌다.

세계시민교육을 주제로 국제교류활동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성남외고를 방문한 홍콩에서 온 교사 파르만 알리는 “수업 내용들이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평화, 평등,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는 가치 등을 다 담고 있다. 공립학교에서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으며 학생들에겐 정말 축복”이라고 극찬했다.

화성 청림중을 방문한 카렌 먼디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아이들의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과 더불어 인성과 교육, 그리고 가치관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지역사회와 환경을 고려하면서 교실에서 기술과 AI를 융합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모습은 캐나다에서는 아직 많이 볼 수 없는데,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한 세대, 그 너머 2050년 이후를 향한 ‘과감한 변혁’

임태희 교육감은 포럼 첫날 기조발제에서 “우리는 지금, AI·디지털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성 확산,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 환경 위기 등 그 어느 때보다도 거대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경기교육은 이러한 변화와 요구 속에서, 멀리 한 세대 후인 2050년과 그 이후를 내다보며 과감한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태희 교육감이 소개한 경기교육의 변혁은 기존 학교를 중심으로 한 1섹터, 학교 밖 자원과 학생을 연결한 공유학교라는 형태의 2섹터, 물리적 한계를 벗어난 3섹터 경기온라인학교로 나뉜다.

지난 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사진=경기도교육청)
경기교육이 이번 교육의 미래 보고서의 제안과 부합하는 부분은 바로 2섹터 경기공유학교다. 임 교육감은 “학교가 학습에 대한 모든 요구를 수용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교육은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지역교육 플랫폼인 공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축 중인 경기온라인학교를 포함한 3섹터를 모두 설명한 임 교육감은 “경기교육은 그동안 전통적으로 학교 교육에 국한되었던 공교육을 지역과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해 왔다. 이를 통해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 받지 않고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이것이 경기교육이 추진하는 공교육 시스템의 확장과 패러다임의 전환 ‘공교육의 대변혁’”이라고 강조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흔히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엔진으로 정치와 교육을 말한다. 정치가 위에서 시작되는 변화라면, 교육은 아래에서 시작되는 변화”라며 “교육은 개인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교육을 통한 변화는 정치보다 훨씬 확실하고 강력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번 포럼이 전 세계 교육 변혁의 새로운 시작이 되길 희망한다. 모든 학생이 평화와 정의를 소중하게 여기며,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자”고 제안했다.

K-Edu의 글로벌화, 하이러닝을 통해 엿보다

사흘간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전 세계 교육 협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글로벌 옵저버토리’ 설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세계 각국의 정책·연구·실천 사례를 공유하고, 교육에 대한 국제적 연대 강화, 교육 변혁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도출할 기구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경기교육은 에듀 세일즈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도약 가능성을 확인했다. 포럼에 참가한 각국 교육 관계자들이 교육청이 개발한 하이러닝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자국 도입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면서다.

하이러닝 교육 현장 참관을 위해 수원 산의초를 방문한 엘리사 게라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위원(멕시코)은 “몇십 년 전만 해도 우리 멕시코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던 한국 교육이 매우 높은 수준에 올랐다”며 “멕시코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에 성장한 모습이 매우 놀랍고 큰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어떻게 이런 교육 수준을 이뤄냈는지 매우 알고 싶고, 멕시코도 똑같이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 참가한 튀니지 정부 관계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경기도교육청)
알 누리 튀니지 교육부장관은 임태희 교육감과 만난 자리에서 “튀니지도 디지털 분야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 중인데 교육 관련 협약, 한국학교 자매결연으로 인적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임 교육감은 “하이러닝을 튀니지에서도 시범학교를 정해서 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고, 교사 교육 프로그램도 제도를 검토해 보고 운영할 수 있다. 교사 간 교류 문제는 언제나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마노스 안토니니스 유네스코 글로벌 교육 보고서 국장도 하이러닝에 대해 “국제적으로도 구조화된 발표였고, 미래지향적인 사례”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마노스 국장은 또 “동아시아에 집중해 디지털 기술을 주제로 보고서를 쓰려고 하는데 정부가 어떻게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지, 디지털을 어떻게 지원하는지를 다룬다. 이를 경기도교육청과 함께하고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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