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진 영풍 고문 "기업은 전문경영인이 맡아야"

은둔 경영자 첫 언론 인터뷰
영풍은 10년 전 전문경영인 체제로
"고려아연 주인 바뀌어도 잘 되길 바라"
  • 등록 2024-09-24 오후 6:45:07

    수정 2024-09-24 오후 6:45:0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기업은 전문 경영인이 맡아야 한다. 그게 주주에 대한 보답이다.”

장형진(78) 영풍(000670) 고문은 지난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고려아연은 주인이 어떻게 바뀌든지 영원히 잘 가길 바라고 또 바란다”고 말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이 23일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둔형 경영자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장 고문은 “많은 기업이 기업공개(IPO)는 기업공개대로 해놓고 지분은 한 15∼20% 가진 채 자기 개인 회사처럼 운영을 한다”며 한국 기업들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업주 가문이 3세대쯤 오면 지분이 잘게 쪼개져 공동 경영을 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며 영풍은 10년 전부터 이미 전문경영인 체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MBK와의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고려아연이 한화, 현대차 등과 신주 발행, 지분 교환을 진행하는데 그런 거 하지 말라고 반대했다.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했을 때도 반대했다. 전부 다 반대했는데 몰아붙였다”면서 “그 예긴 결국 ‘나 당신이랑 안 하겠소’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MBK와 손잡은 계기는) 우리도 수단을 강구해야겠다고 생각해 MBK에 가서 상담을 하고 경영협력계약을 하게됐다”며 “상당히 모범적이고 진취적이고 여러가지 조사하고 믿음직한 회사라고 판단해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기간산업의 해외 매각 우려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 그러나 회사가 어떤 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경영된다고 하면 그건 물리쳐야하지 않겠나”면서 “제일 중요한 건 주주다. 그런 분들이 이번에 동참도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적대적 인수합병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들(MBK파트너스)과 손잡았다고 해서 적대적인가. 난 적대적이지 않다. 고려아연을 살리려고 한 사람이고, 한번 더 모범을 보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 고문은 이날 인터뷰에서 “고려아연 주주로서만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최 회장에 대해선 언급을 꺼렸다. 다만 2세와 3세 간 세대차에서 비롯되는 의사소통 부족이 있었고 경영 스타일도 달랐다고 인정했다. 공격적이고 진취적으로 신사업을 개척하는 최 회장과 안정적인 무차입 경영을 선호하는 장씨 가문 간 경영 방식에서도 갈등이 씨앗이 자라고 있었던 셈이다.

공개매수가 실패할 경우에 대해서는 “영풍은 영풍대로, 고려아연은 고려아연대로 할 일이 있다. 더 나빠지지 않게 지금 체제에서 계속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년 동안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외로웠다”고도 말했다.

장 고문은 “나는 (신사업은)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하자고 했고 그런 면에서 의견차가 조금 있었다”면서 “신사업 개척에 반대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당연히 새로운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고려아연의)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MBK가 최 회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그대로 이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