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어느 백신이든 부작용 있어… 접종 전 몸 상태 확인 필수”

“달걀 단백질 알러지, 중증 급성기 질환자 주의”
독감 백신 부작용으로 길랑바레, 아나필락시스 보고
접종 전 문진표 작성하고 의사와 상담 거쳐야
  • 등록 2020-10-21 오후 5:05:20

    수정 2020-10-21 오후 9:30:39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독감 백신 관련 사망자가 9명까지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의 안전성이 검증돼 있기는 하지만 사람마다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접종 전 몸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의료진이 독감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다수의 의료진들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불활성화 사백신이며 임상시험을 충분히 거친 독감 백신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어떤 백신이든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몸 상태에 따라서 부작용이 달리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접종 전에 반드시 몸 상태를 확인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와의 상담을 거쳐 접종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달걀 단백질에 대해 과민 반응이 있는 사람, 과거에 백신을 맞고 심한 부작용이 있었던 사람은 유의해야 한다”면서 “백신 부족 상태에 따른 긴장감과 추운 날씨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접종 전에 심신을 점검하고 백신을 맞은 이후에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백신이든지 주의사항이 있다”면서 “중증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현재 중증도 이상 급성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고, 6개월 이하의 영아에게 접종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희박하긴 하지만 백신으로 인한 길랑바레 증후군, 아나필락시스 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면역계가 말초 신경계를 공격하는 면역질환이고 아나필락시스는 급성 쇼크를 일으키는 알러지 반응이다. 방역당국도 9건 중 2건은 아나필락시스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최 교수는 “길랑바레는 어떤 백신이나 감염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아나필락시스는 약물 투여, 외부 자극에 의해 발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보고되는 경우는 100만명 중 1명 꼴로 희박하며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병원에서 접종 전에 반드시 문진표를 작성하도록 하고 부작용에 대한 상세한 고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 탓에 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병원에서 형식적인 수준의 고지를 하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접종자들에게 반드시 문진표를 작성하게 하고 혈압을 잰 후 교수와의 상담을 통해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작은 병·의원에서는 사전점검이 종종 형식적인 수준일 때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사 출신의 이용환 법무법인 고도 변호사는 “백신이 외부 물질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지만, 병원이 각각의 알러지 반응에 대해 모두 알 수는 없다”면서 “병원에서는 문진표에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같이 넣는 것이 좋고 환자들도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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