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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제호퍼 내무장관은 이날 기사당 지도부 회의에서 대표직과 장관직을 모두 내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독일 언론들은 소식통들을 인용, 제호퍼 장관이 조만간 대표직과 장관직 사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호퍼 장관이 사임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된 것은 메르켈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가져온 결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는 10월 지방선거를 앞둔 기사당은 반(反)이민과 반이슬람을 앞세워 약진하고 있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뒤질 것을 우려, 메르켈 총리에게 더욱 강력한 이민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의 반대에 부딪히자, 제호퍼 장관은 지난달 18일 메르켈 총리에게 EU 정상회의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라고 주문했다.
메르켈 총리는 합의안이 독일 국경경찰에게 망명 신청자들을 돌려보낼 권한을 부여하자는 제호퍼 장관의 요구와 동일한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제호퍼 장관은 이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제호퍼 장관은 이날 지도부 회의에서 자신이 “어떤 지지도 얻지 못했다”며 전날 메르켈 총리와의 비공개 회담에 대해 “무의미했다”고 말했다.
기사당이 연정에서 빠지게 되면 독일 연방하원은 여대야소에서 여소야대로 전환된다. 현재 연방하원은 대연정을 꾸린 기민-기사 연합과 사회민주당(SDU)이 각각 246석(기민당 200석, 기사당 46석), 153석을 차지하고 있다. 총 399석으로 전체 709석 중 과반인 355석을 넘지만, 기사당이 이탈하면 353석에 그쳐 과반에 2석이 모자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