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래부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7에서 국내 4개 스타트업이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이들이 각각 대전과 대구,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자료를 냈다. 주제는 혁신상 수상이지만, 내용은 이들 제품의 혁신성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지원을 받았고 현재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된 4개 스타트업 가운데 3개 업체는 사실상 대기업의 벤처 육성 프로그램 성공 사례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골프화 ‘아이오핏’을 개발한 솔티드 벤처는 삼성전자 C랩 과제로 시작해 2015년 9월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첫 기업이다. 스마트폰 메모를 점착 메모지에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스마트 프린터 ‘네모닉’을 개발한 망고슬래브 역시 C랩 과제로 출발해 지난해 6월 분사했다. 솔티드 벤처는 이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C랩 3기로, 망고슬래브는 4기로 각각 선정돼 지원받기는 했으나 삼성전자 직원들이 주축이 돼 사업화까지 진행된 삼성전자의 사내 프로그램 성공 사례로 봐야 한다.
미래부는 그동안 창업 동아리 수가 5배 증가하고, 벤처기업 수가 3만개 돌파하는 등 창조경제혁신센터와 K글로벌 프로젝트, K-ICT 본투글로벌센터 등을 통해 벤처·창업 붐을 조성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전국 18개 지역에 위치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최순실 게이트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래부가 내실보다는 성과 부풀리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