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선 기자] ‘상보상성(相補相成)’ ‘마부정제(馬不停蹄)’ ‘집사광익(集思廣益)’ ‘부국강병(富國强兵)’…. 각 기업의 총수들이 신년을 맞아 꼽은 사자성어들이다. 화합, 노력, 합심 등 각기 다른 뜻을 지녔지만, 기업 총수들은 회사가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조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가치를 이처럼 추려냈다.
특히 악화된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기업 마다의 해결방안을 고전의 어귀로 표현해 주목된다. 총수들은 공통적으로 ‘조직원의 힘을 한 데 모아 회사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 최태원 회장이 2017년 SK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SK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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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상보상성(相補相成)’을 인용했다. ‘서로 도와서 모두가 함께 더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의미다. 평소 ‘딥 체인지(deep change)’를 강조해 온 최 회장은 이번 신년사에서도 “변화와 혁신의 출발점은 바로 구성원 여러분”이라며 “딥 체인지를 위해 스스로 마음과 자세를 바꿔 패기로 무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보상성을 언급한 데에는 2017년을 변화의 시기로 삼은 최 회장이 전사적인 혁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개개인의 변화가 조직으로 확장돼 경영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이어질 것”이라며 “회사별로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재정의해 실행해야 한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촉발하게 되고 자산효율화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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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은 “2017년을 사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는 한해로 삼아야 한다”며 “지난 50년의 성장을 발판 삼아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마음으로 다음 50년의 도약을 준비하자”고 했다. 마부정제란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포스코가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
권 회장은 경쟁사와의 수익력 격차 확대, 그룹 사업구조조정 지속, 미래 성장엔진 준비,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정착 등을 주문했다.
| 허창수 GS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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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078930)그룹 회장은 고전인 ‘中庸(중용)’의 구절을 인용, 부단한 노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인일능지 기백지 인십능지 기천지(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이는 ‘남이 한 번에 성공할 때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을 하면 나는 천 번을 하겠다’라는 뜻으로 허 회장은 “이런 열정과 각오로 (사업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올해 △‘진화의 DNA’ 정착 △수익기반 다변화·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실행력이 곧 최고의 경쟁력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한 허 회장이 강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아무리 전략이 훌륭하고,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강력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실행력이 곧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 이웅열 회장이 2017 코오롱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코오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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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코오롱(002020)그룹 회장은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의미의 ‘집사광익(集思廣益)’을 핵심 가르침으로 삼았다. 는 “2017년은 새 시대를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한 해로 하루하루 매 순간이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위기를 잘 견디고 버텨내야 지금껏 심혈을 기울인 사업들을 완성시키고 미래를 손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회장은 “우리 각자의 아이디어와 의지가 하나로 뭉쳐지면 해내지 못할 것이 없다. 남극의 황제펭귄들조차 견디기 힘든 혹한이 닥쳐올 때는 모두가 몸을 맞대고 한 데 뭉쳐서 온기를 나누는 허들링(Huddling)에 돌입한다”며 “바깥쪽에 있는 무리가 매서운 눈폭풍에 맞서다 지치면 다른 무리가 번갈아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서로의 생명을 지켜낸다”고 강조했다.
|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2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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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욱
동국제강(001230) 부회장은 ‘부국강병(富國强兵)’을 거론했다. 부유한 나라와 강한 군사라는 뜻처럼 임직원 모두가 정유년을 자신의 능력과 제한을 뛰어 넘어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로 삼자는 의미에서 장 부회장은 이 같은 사자성어를 골랐다.
장 부회장은 유리컵에 갇혀 있던 벼룩이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는 자기 제한을 사례로 들며 “동국제강의 자기 제한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기 위한 능력을 키워달라”고 전했다.
그는 부국강병을 위한 다섯가지 키워드로 원칙과 신뢰를 갖자는 ‘윤리경영’,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자는 ‘책임경영’,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뜻하는 ‘스피드경영’, 직원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인재경영’, 몰입과 창의적 소통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미래경영’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