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약세 덕 좀 볼까"…현대차그룹株 모처럼 함박웃음

국내법인 실적 개선, 해외법인 손실 상쇄
美·유럽서 日보다 가격경쟁력 우위 확보
환율 동향 미지수, 신흥국 경기 살아나야
  • 등록 2016-05-10 오후 5:21:28

    수정 2016-05-10 오후 5:21:28

[이데일리 이재호 김용갑 기자] 현대차그룹주가 간만에 함께 웃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원화 약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직접적인 경쟁 대상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엔화 강세로 신음하고 있어 반사이익의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우호적인 환율 조건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주가가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흥시장 수요 회복이 필수적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일제히 강세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에 힘입어 일제히 강세로 마감했다. 현대차(005380)는 2.95% 오르며 8거래일만에 상승 전환했다. 기아차(000270)(2.92%), 현대모비스(012330)(2.36%), 현대글로비스(086280)(2.71%), 현대위아(011210)(4.25%), 현대제철(004020)(0.72%)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8원 오른 1172.6원을 기록했다. 지난 4일부터 4거래일간 34.8원이나 뛰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국 등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 등이 겹친 결과다.

원화 약세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자동차 산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의 아반떼와 기아차의 스포티지 등 신차 모델이 세계 주요 시장에 투입되면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조건도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연초 부진했던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룹 내 맏형인 현대차 입장에서 원화 약세는 가뭄 끝 단비와 같은 존재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법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돼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법인은 현지화 비율이 높아 환율이 미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수출을 많이 하는 국내 법인은 원화 약세로 이익폭이 늘어날 수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국내 법인 실적의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을 감안하면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보다 0.69% 증가한 1조7742억원으로 제시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이익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1분기에 63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선전한 기아차도 2분기 이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됐다.

원화 약세는 도요타 등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일본 정부의 구두 개입으로 엔·달러 환율이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엔화 강세가 유지돼 국내 자동차 업체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을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가 직접 맞붙는 시장에서 경쟁 강도가 낮아질 것”이라며 “판매량이 같더라도 국내 업체가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원화 약세 지속여부 놓고선 `이견`

관건은 원화 약세가 지속될 지 여부다.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설이 현실화하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원화 약세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미국이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는 등 변수가 많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조만간 꺾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환율 효과에 의존한 실적 기대감은 주가 부양의 모멘텀으로 한계가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현대차그룹주 주가가 올라야 하는데 최근까지 환율과 주가가 같이 움직이지는 않았다”며 “자동차 판매량 등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워낙 안 좋아 앞으로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원화 약세까지 더해져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국과 신흥시장 경기가 살아나야 중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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