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틱인베, 대만사무소 폐쇄…싱가폴·베트남에 힘 싣는다

대만사무소, 지난 4월 철수…설립 16년만
올해 초 창안리 파트너 퇴진과 함께 폐쇄
싱가폴·베트남에 역량 집중해 동남아 공략
  • 등록 2024-10-08 오후 7:59:07

    수정 2024-10-08 오후 8:42:23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허지은 기자]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가 대만사무소를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틱인베의 중화권 투자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창안리(Chang An Li) 파트너가 물러남에 따라 조직 효율화를 위해 사무소 폐쇄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스틱인베는 동남아시아 투자 기능을 싱가포르와 베트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 CI. (사진=스틱인베스트먼트)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는 지난 4월 대만사무소 폐쇄 작업을 마쳤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사무소 폐쇄 이후 1년만으로 현재 남은 해외 사무소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단 2곳 뿐이다.

지난 2008년 문을 연 스틱인베 대만사무소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화교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화권과 동남아 무대에서 기업 투자를 진행해온 바 있다. 대표 포트폴리오로 중국 바이오 기업인 트리플엑스가 있다. 이 기업은 국내 상장을 추진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스틱인베의 대만사무소 폐쇄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세대교체와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스틱인베가 주요 파트너들의 세대교체와 함께 진행해온 해외 사무소 구조조정 일환으로 대만사무소 폐쇄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만사무소에서 스틱인베의 중화권 투자를 총괄해왔던 창안리 파트너는 올해 초 퇴진했다. 창안리 파트너는 지난 2009년 대만사무소 초대 사무소장을 맡은 핵심 인물로 중화권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중화권 투자 환경이 폐쇄적인 탓에 인적 인프라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창안리 파트너의 공백이 대만사무소 폐쇄로 이어졌다는 해석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스틱인베의 글로벌 투자 전략 방향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폐쇄적인 중화권 시장 보다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집중해 새로운 기회를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중화권 시장은 경제 성장 둔화와 규제 강화 등으로 외국 자본의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동남아 시장은 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스틱인베가 잠재력 높은 지역에 자원을 집중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투자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스틱인베는 동남아 시장에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신선식품 배송업체인 해피프레시에 네이버 등과 함께 431억원를 투자하기도 했고, 2020년에는 싱가포르의 플랫폼업체 그랩에 2378억원을 투자했다.

스틱인베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싱가포르와 베트남 사무소만 남긴 상태”라며 “현재로선 추가 사무소 설립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틱인베는 올해 들어 주요 임원 5명이 퇴진하면서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러난 임원으로는 창안리 파트너는 물론 박민식 전(前) 스틱벤처스 부대표, 박형건 전 시니어파트너, 김재범 전 투자전략실장, 서동규 전 스틱인베스트먼트 총괄 대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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