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안 가결에 민주당 내분 최고조…분당 가능성도(종합)

21일 본회의 의원 295명 표결…찬성 149표 가결
민주당, 부결 총의·호소에도 최소 29명 '이탈표'
"당 쪼개질 수도…'수박 색출' 등 적개심 늘 것"
李, 영장심사行…이르면 추석 전 구속 여부 결정
  • 등록 2023-09-21 오후 6:42:30

    수정 2023-09-21 오후 7:31:52

[이데일리 김범준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 기로’에 놓였다.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탈표’가 최소 29표 이상 나온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함께 리더십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무기한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 천막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295명 표결, 찬성 149표로 ‘가결’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했다. 이날 표결에는 제21대 국회 재적의원 총 298명 중 295명이 참여해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현재 국회 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168석 △국민의힘 111석 △정의당 6석 △기본소득당 1석 △시대전환 1석 △진보당 1석 △한국의희망 1석 △무소속 9석이다.

이날 해외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 110명과 정의당 의원 6명, 여권 성향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하영제·황보승희 무소속 의원 2명 등 총 120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가정하면, 이날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167명(이재명 제외) 중 최소 29명이 찬성표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간 단식 여파로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별도 신상 발언 절차 없이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비례대표 승계자인 허숙정 의원은 이날 처음으로 등원해 본회의 표결에 참여했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이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은 최소 찬성 148표가 필요했지만, 이보다 1표가 더 많은 149표가 나온 것이다.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도 지난 2월 표결 때와 같이 전자식이 아닌 무기명 수기 투·개표로 진행됐다. 지난 2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선 출석 의원 297명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가까스로 부결된 바 있다.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총투표소 295표, 가 149표, 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되고 있다.(사진=뉴스1)
李 ‘구속 기로’…이르면 추석 전 영장실질심사

이 대표는 이날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사실상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표결을 앞두고 수 차례 의원총회를 통해 부결 투표를 독려하는 총의를 모았다.

이 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민주당 내부는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그와 당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더욱 불거지면서다.

민주당 내 친명(親 이재명)계 의원들은 ‘수박(겉은 파란색(민주당)이지만 속은 빨간색(국민의힘)이란 은어) 색출’을 주장하고, 비명(非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당내 갈등이 가시적으로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도 따른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개표 후 본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안위를 위해서 부결로 투표한 의원들 외에도 상당수 의원들의 이반이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부결을 호소하는) 필사적인 메시지가 사실 패착이고, 박 원내대표가 부결 쪽으로 읍소를 했는데도 안 통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이) 쪼개진다는 이야기도 나올 것”이라며 “부결을 희망하던 세력들은 가결표를 던진 사람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으로 한동안 갈 것이고, 소위 강성 지지층 ‘개딸’들은 (수박) 색출 작업에 들어가면서 서로 상처를 주는 일들이 어마어마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지위는 회복 되겠지만, 이미 크게 상처 받은 리더십은 쉽게 회복이 안 될 것”이라며 “(앞으로 민주당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통합적으로 (운영을) 잘 할 거냐도 숙제”라고 봤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정회 후 지도부의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들이 모인 긴급 의원총회 등을 열고 향후 대책 등 논의에 들어갔다.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는 이르면 오는 추석 전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적용 혐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범죄가중법)상 제3자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위증교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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