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뺑소니 사고 후 숲으로 도망 간 운전자, 검찰 송치

사고 낸 후 한라산으로 도주…14시간 뒤 발견
알콜농도 확보 못해 음주운전 혐의는 배제
  • 등록 2024-07-18 오후 6:53:14

    수정 2024-07-18 오후 6:53:14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제주에서 차량 3대와 버스를 들이받고 한라산으로 도주한 운전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18일 제주동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무면허운전)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40대 운전자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 40분께 5·16 도로 초입에서 제주시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소나타 차량을 몰던 중 모닝과 SM6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현장에서 반파된 차량을 버리고 한라산국립공원 내 숲으로 도주했다. A씨는 다음 날 출근하던 사고 목격자가 한라생태숲 인근 갓길을 걷고 있는 모습을 발견,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고 약 14시간 만인 11일 오전 8시20분께 긴급체포됐다.

A씨는 진술 과정에서 사고 당일 술을 마셨다고 시인했으나 혈중알코올농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A씨는 검거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고 사고에 대한 기억이 없다. 눈을 떠보니 풀숲에 누워 있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그러다 최근 ‘사고 당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소주 4~5잔을 마신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 음주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채혈 감정 결과와 긴급체포(11일) 당시 이뤄진 음주 측정에서도 모두 혈중알코올농도가 0.00%로 나타나면서 음주운전 혐의는 배제됐다. 경찰은 당사자가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도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하지 못하면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사 보고서에도 단순 ‘음주 정황’으로만 기재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2018년 차량 절도 범행으로 자동차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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