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해결사' 자처했지만..추경안 처리 안갯속

국민의당 추경 심사 입장 선회..추경 대안 제시
공무원 증원 대신 중기 임금지원 예산 제시
민주당 "충분히 논의 가능"..한국당 "원천 반대"
  • 등록 2017-07-05 오후 4:40:02

    수정 2017-07-05 오후 4:52:51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인 황주홍 의원(왼쪽)이 4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2017년 대안 추경안 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용호 정책위의장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국민의당이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참여키로 결정하고 대안 추경안을 제시하는 등 모처럼 ‘제3당’이자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을 자처했지만 한달째 발목이 묶인 추경안 처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의 대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면서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반면, 자유한국당은 무조건 반대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3일 의원총회를 열고 추경안 심사에 참여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이어 전날에는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해소 1250억원, 가뭄·AI(조류 인플루엔자)대책 등 시급한 민생현안에 1051억원 등 5500억원 규모의 대안 추경을 제시했다.

국민의당은 공무원 증원에 앞서 정확한 수요와 장기운용계획이 있어야 하며, 공공부문 구조개혁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무원 증원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대신 중소기업 취업 청년 임금 지원을 통해 민간형 일자리 창출을 제시한 것이다. 이어 LED 교체 사업예산(2003억원)과 매 추경 때마다 반복적, 관행적으로 편성되는 펀드조성(1조4000억원), 기금출연(1000억원) 등의 예산은 감액 조정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우선 국민의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에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 증원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사회복지사나 소방공무원 등 꼭 필요한 일자리로, 공무원 늘리기라고 보기 어렵다. 사회복지사 한명당 300~400명 담당해서 과로로 쓰러지거나 아무 손길 없이 목숨잃는 분도 있다”면서도 “다만 그런 문제는 국민의당이랑 충분히 협의를 해서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공무원 증원은 새 정부 들어서 나온게 아니라 경찰 소방과 관련해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목표로 진행됐으나 이행하지 못했다”면서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대해서는 소요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상임위나 예결위에서 논의가 필요하면 정책위의장 회동을 통해서라도 국가재정법 문제와 공무원 교육훈련비 목적예비비와 관련해 충분히 저희가 입장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야당에서는 2016년 12월 3일 ‘2017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에서 이미 ‘경찰, 소방관, 군부사관, 교사 등 공무원 일자리를 1만개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목적예비비에 500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는 점을 들어 정부 추경안이 무리한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정부 여당은 인건비에만 써야 하는 목적예비비이기 때문에 공무원 채용에 쓸 수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셈이다.

반면, 제1야당 한국당은 강경하다. 이날 우원식 원내대표와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회동을 가졌지만 결국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대신해서 고위공직자 검증하는 청문회를 무력화시키면 이에 저항하는 것은 제1야당의 당연한 책무”라면서 상임위 보이콧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도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상곤 후보자의 임명 강행으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 추경에 대해서 원천 반대이고 국민의당 대안 추경안에 대해서도 검토한 바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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