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가 3만 9000선을 돌파하며 34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버블 붕괴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어서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2일 3만 9098.68으로 장을 마감해 3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가 장중 3만 9153.02엔까지 올랐을 때 도쿄 시민들이 증시 현황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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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2.19% 오른 3만 9098.68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일본 버블 경제가 절정이었던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3만 8915.87)를 다시 쓴 것이다. 장중엔 3만 9153.02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닛케이지수는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간밤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관련 기업인 도쿄 일렉트론과 소프트뱅크 등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각각 5.97%, 5.14% 급등해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일본 증시 대장주인 토요타자동차도 2.68% 상승해 시가총액이 57조엔(약 504조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28%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16.8% 올랐다.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정책 재검토, 일본 주식에 대한 재평가 및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유입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BOJ의 통화정책 변화 시사, 기업실적 개선은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기업실적 호조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1020개 상장사의 1분기 순이익은 약 43조 5000억엔(약 384조 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3월 결산 기업들의 연간 순이익도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연말 닛케이지수가 4만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