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이 이번 주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여부가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면 필요성을 언급해온 윤 당선인이 건의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심사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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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치권 인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 시점은 대선 이후 열흘을 넘기지 않았던 관례상 이번 주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 측에서는 “전적으로 청와대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현재 논의가 진행 중임을 밝혔다.
인수위 구성이 마무리되는 17일 이전 만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다만 다음 주로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당시 당선인은 4일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당시 당선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당선인은 선거 후 9일 만에 회동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성사되면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21개월 만의 대면이다. 윤 당선인은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건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역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 첫 메시지로 “선거가 끝난 이후의 대한민국은 다시 하나”라며 ‘국민통합’을 꺼냈다. 이날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선거과정과 결과에서 극명하게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치유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통합과 협력의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자 시대정신”이라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차기 정부가 국정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며 안정적인 차기정부 출범을 위한 협력을 재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할 당시에도 ‘국민통합’을 사유로 든 바 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여부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경우가 다르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윤 당선인의 제안에 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는 이유다. 만약 사면이 결정된다면 문 대통령 임기 종료 직전인 부처님오신날 단행 가능성이 크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과 복권 문제를 이제 매듭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윤 당선인을 선택한 국민의 표심은 진영 갈라치기는 이제 그만하고 국민통합을 통해 화합과 번영의 새시대를 열어달라는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