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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세서스(전망치)는 매출 8조 721억원, 영업이익 1조 5460억원으로 전분기(매출 7조 1989억원·영업이익 8003억원)대비 각각 12.1%, 93.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로 스마트폰 등 세트(완제품)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재택근무 및 온라인교육 등 비대면 시장 확대로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메모리 시장은 2분기에 수요가 저점에 이르고 3분기 이후 애플 등의 신제품 출시와 함께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반도체 금수 조치에 화웨이가 제재 유예기간 재고 축적에 나서, D램 공급사인 SK하이닉스는 2분기 나홀로 특수를 누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올 1분기 기준 중국 시장이 SK하이닉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절반에 가까운 44%(3조 1708억원)에 달한다. 특히 SK하이닉스 D램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모바일 D램은 화웨이가 최대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화웨이가 SK하이닉스로부터 제재 유예기간 이후까지 감안해 모바일 D램 추가 구매에 나서면 2분기엔 컨세서스 대비 실적이 10% 이상 개선되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제재 데이터센터 확대시…‘코로나19’ 이은 반도체 ‘더블딥’
하지만 업계에선 화웨이 제재가 유예기간 이후 오는 11월 초 미국 대선을 앞두고 더 확대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복세가 점쳐지는 올 하반기 반도체 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 시점에선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에만 제재 여파가 국한되고 있지만, 유예기간 이후엔 데이터센터 시장에도 피해가 옮아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점쳐지는 데이터센터엔 서버 D램과 낸드플래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중앙처리장치(CPU) 등 시스템반도체도 대량으로 탑재된다. 이에 미국의 제재가 모바일을 넘어 데이터센터까지 확대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부터 인텔, AMD 등 시스템반도체 기업까지 반도체 전 영역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3분기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도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희망을 걸고 있다”며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전방위 제재를 유예기간 이후 데이터센터까지 확대하면 겨우 되살아나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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