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라인야후가 10년간 이어오던 일본 내 ‘라인페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한다. 소프트뱅크의 ‘페이페이(Paypay)’와 사업이 중복돼 서비스를 일원화하겠다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본 내에서 네이버를 지우려는 작업이 시작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일본 라인야후가 오는 2025년 4월30일까지 순차적으로 ‘라인페이’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사진=라인페이 종료 안내 페이지 갈무리) |
|
13일 라인야후는 공지를 통해 “2025년 4월30일까지 (일본에서) 라인페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라인페이 잔액을 페이페이로 이전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다만 태국과 대만 현지 서비스는 지속한다.
라인페이는 지난 2014년 네이버가 당시 자회사 라인을 통해 출시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메신저 내 QR코드로 온오프라인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골자다. 지난 5월 기준 일본 이용자는 4400만명이다.
라인야후는 이번 서비스 종료에 대해 “라인페이를 둘러싼 경영 환경의 변화와 라인야후 그룹의 최적 경영자원 배분 등을 고려해 페이페이로 통합하고 일본 라인페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라인페이와 페이페이 서비스가 중복돼 사업 양도는 실시하지 않고 잔고 이행만 실시한다. 일부 사업에 대해서는 라인야후에 계승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라인페이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배경에 네이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특히 라인페이와 금융 사업을 라인 한국법인에서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으로 서비스를 분리한 뒤 사업권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라인야후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이유로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주사 A홀딩스 지분 매각 압박을 가하고 있다. A홀딩스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이미지=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
이달 초 라인야후는 라인페이와 라인월렛 등 핀테크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한국법인 ‘라인비즈플러스’에 대한 청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대만에 모회사를 둔 라인페이플러스로 관련사업을 이관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라인비즈플러스가 분할해 신설된 라인페이플러스는 라인야후 손자회사인 라인페이타이완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라인페이와 페이페이의 통합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18년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합작 출시한 페이페이와 라인페이는 일본 간편 결제 시장에서 경쟁해 왔다. 이후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 야후와 네이버 라인이 경영통합을 결정하며 서비스 중복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양사는 페이페이 가맹점에서 라인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동했다.
페이페이로의 통합에 대한 언급은 지난 2021년 열린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서 처음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2022년 4월을 목표로 일본 내 라인 QR 및 바코드 결제를 페이페이에 통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3년 전 통합 계획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생한 라인야후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인해 통합이 연기됐다.
한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라인야후는 오는 7월 1일까지 총무성 행정지도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총무성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원인이 위탁처 관리와 감독을 하기 어려운 ‘지배관계’에 있다고 보고 라인야후에 ‘자본관계 재검토’ 내용을 담은 행정처분을 두 차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