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교습소·수족관 운영'…신사업 눈돌리는 건설사

업황 부진이어지자 타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주택건축매출총이익률 지난해말 11%…1년새 7%p↓
"주택사업만으로 성장 못한다"…신사업 돌파구 절실
  • 등록 2023-10-23 오후 6:15:32

    수정 2023-10-23 오후 7:45:10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농수산물 생산·판매, 자동차 운전교습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사업, 전력중개사업’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사업목적에 추가한 신사업의 종류다. 건설사들은 전통적인 건설 분야를 벗어나 타 분야로 진출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주택시장 하향 사이클과 국제정세의 불안정성으로 건설업 침체기가 장기화하자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건설사는 정관 내 신규사업 목적을 추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수주 산업의 특성상 불확실성을 줄이고 새 캐시카우(현금흐름)을 만들어 기반 여건을 조성해 업황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해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주요 건설사의 정관상 신규 사업목적을 살펴보면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전력사업을 추가한 곳이 많았다. 전력시장에서 직접 방식이 지난해 9월 도입된 이후 나타난 변화다. 그동안 전기는 민간발전사가 한국전력의 중개를 거쳐 전력 수급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공급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먼저 현대건설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과 소규모 전력 중개사업을 추가했다. 현대건설은 인천 남동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으로부터 임대한 공장 지붕의 7.5㎿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해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고 생산한 전력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다. GS건설 역시 소규모 전력 중개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고 계룡건설도 사업 추가 목록에 ‘태양광 발전 및 전력중개업’을 신규사업으로 명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운송장비용 전기 및 수소가스 충전업’과 ‘발전시설 운영 및 에너지 공급사업’, ‘신재생에너지 생산·저장·공급 및 활용사업, 탄소 포집 및 저장 활용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해 추진하기로 했다.

그나마 이들 건설사는 건설업의 확장영역에서 신사업을 추가했으나 다른 건설사는 건설업 본연의 사업과는 동떨어져 있는 신규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기도 했다. 신세계건설은 ‘수족관 운영관리업’과 ‘공연장·전시장 운영관리업’을 신규 사업에 추가했고 한신공영은 ‘자동차 운전교습업’ 이외에도 ‘대형할인점 운영 및 관리업’, ‘스포츠의류 도·소매업’ 등을 추가하면서 사업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에스(IS)동서는 ‘농·수·축산물 생산·가공·판매업’과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유통업’을 신규 사업으로 꼽아 추진하고 있으며 DL건설은 ‘소프트웨어 정보처리 개발 및 공급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 악화 때문이다.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주택 사업의 비중을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존의 위기’에서 나온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건설사의 국내 주택건축 매출총이익률(GPM)은 지난 2021년 18%까지 치솟았으나 지난해에는 11%로 주저앉았다. 더는 주택사업만으로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긴축 통화정책과 주요 원자잿값 상승, 주택경기 악화 등으로 건설산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속가능 성장 여건 마련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국내외 시장 환경변화로 촉발한 사업 다각화 추세는 시대적 패러다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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