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24(MWC24) 개막 첫날 글로벌 기업들은 특화된 AI를 위한 협력을 화두로 제시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마츠 그란리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사무총장은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의 동영상을 소개하며 AI는 지구와 클라우드의 협업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르게리타 델라 발레 보다폰 CEO도 무대에 올라 기술산업 안팎으로 대규모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며, 파트너십이 필수임을 거듭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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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전세계적으로 협력을 통한 AI 기술 개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가 SK텔레콤(017670)이다. SK텔레콤은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AI 전환이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통신사(텔코)LLM 개발에 적극 나선다고 이번 MWC에서 밝혔다. 텔코 LLM은 통신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AI 콜센터(AICC) 등 다양한 통신산업과 서비스 영역을 AI로 전환하는 데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 세계 주요 통신사들과 함께 AI 합작법인(JV)을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SK가 그룹 차원에서 AI 기술개발과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MWC24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AI 시대에 우리가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서비스해줄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려고 한다. 거의 모든 회사(계열사)들이 AI에 관계된 것들을 뭔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노태문 MX부문 사업부장(사장)과 함께 30분 가량 갤럭시S24를 비롯한 갤럭시 AI 기능을 체험해본 뒤 노 사장에게 따로 할 이야기가 있다며 자리를 만들자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글로벌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리 펑(Li Peng) 기업 수석 부사장 겸 ICT 세일즈 및 서비스 부문 사장은 “5.5G와 AI, 클라우드가 융합되면서 통신사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역량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5.5G가 가져온 기회를 잡으려면 고품질 네트워킹과 다차원적 수익화, 신규 서비스, 생성형 AI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연내 5.5G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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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MS 같은 빅테크들도 협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구글은 이번 MWC에서 자체 LLM 제미니를 활용한 AI 신기능을 공개했는데, 이는 휴대전화와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것으로 주요 기업들과의 협업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삼성전자(005930)의 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서클투서치 등 안드로이드 신기능을 가장 먼저 제공한 것도 삼성전자 없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확장이 어렵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다. MS도 이미 오픈AI의 기술을 주요 산업단에 적용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AI의 신속한 발전으로 반도체 기업들도 이를 뒷받침할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가 다양한 상품군을 통해 AI 기술을 지원한다면, 인텔도 생산성과 성능을 높여가고 있다. AMD는 그 뒤를 맹추격하고 있으며 ARM은 저전력 기술력을 바탕으로 랩톱 중심의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편 올해 MWC는 오는 29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2500여개 이상의 업체들이 참여했으며 9만5000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