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80분 하늘을 캔버스로"..서울불꽃축제 준비 엿보니

오는 8일 서울불꽃축제 준비 한창..선유도공원 선착장서
㈜한화, 일본 타마야, 스페인 이구알 사 관계자 분주
80분 공연 위해 매일 10시간씩 총 3600분 준비
  • 등록 2016-10-05 오후 3:59:26

    수정 2016-10-05 오후 3:59:26

불꽃축제용 장치불꽃을 설치하고 있는 스페인 이구알사 관계자들의 모습. 한화그룹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북상하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구름이 해를 가린 5일 오전 서울 양화대교 남단 선유도공원 선착장. 삼엄한 보안담당자들의 경계 뒤로 주황색 조끼를 입은 이들이 분주하면서도 침착하게 움직였다. 올해로 14번째를 맞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준비 중인 ㈜한화(000880) 관계자들이다. 선착장 부두에는 대형 바지선과 중소형 바지선 20여척이 간격을 좁힌 채 정박해 있었다.

100여명의 직원들은 트레일러로 실어나른 불꽃놀이용 대형폭죽을 하역하거나 바지선에 실어 설치했다. 일부 직원들은 폭죽 발사관을 비닐로 꼼꼼하게 덮어 방수 처리했다. 혹여나 비가 내려 화약의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죽을 설치하는 작업은 위험성을 고려해 100%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선착장 인근 간이 컨테이너 사무실 외벽과 한강 위 바지선 근처에는 ‘금연’, ‘라이터 소지금지’, ‘휴대폰 소지 금지’라고 빨간 글씨로 쓰여진 문구가 붙어 있었다.

문범석 ㈜한화 화약 불꽃프로모션팀장(차장)은 “화약에 연결된 전선이 안테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휴대폰 전파가 폭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여기에 있는 화약이 10만여발에 달하는데 이미 설치가 된 것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바지선에서는 일본 타마야(Tamaya)사 관계자들이 발사포의 원통형 관에 대포알 모양의 타상연화를 삽입 중이었다. 스페인 이구알(Igual)사 관계자들은 부채살 모양으로 펼쳐진 소형 폭죽인 장치불꽃을 설치했다. 상공 100m 이상은 타마야사가, 상공 100m 이하는 이구알사가 담당한다.

이들은 오는 8일 오후 7시20분부터 80분간 진행되는 서울세계불꽃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주말 한국을 찾아 이번주 초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80분의 공연을 위해 매일 10시간씩 총 3600분을 준비하는 셈이다. 한국-스페인-일본 3개국의 화약회사가 서울 하늘을 가로 600m, 세로400m의 캔버스로 삼기 위해 진지한 밑그림을 그렸다. 불꽃 디자이너이기도 한 야스유키 카바사와 해외축제담당 이사, 하비에르 갈란 이구알 해외축제담당 이사도 각종 불꽃장치들이 정밀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현장을 지휘했다.

여의도 인근 한강에서 펼쳐진 서울세계불꽃축제의 모습. 한화그룹 제공.
불꽃놀이의 원리는 작게는 3인치에서 크게는 25인치에 달하는 타상연화를 발사포로 쏘아올려 공중에서 터뜨리는 방식이다. 도화선에 의해 발사포 추진약이 폭발하면서 타상연화가 공중으로 떠오른 이후 2차 폭발을 통해 반경 25~200m의 불꽃이 하늘에 그려지는 것.

사방으로 펼쳐지는 작은 불씨들은 성(star)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타상연화 내부에 배치할 때부터 문양을 만들어 제작하기 때문에 불꽃놀이시 다양한 형상을 그리게 된다. 최근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의해 정교한 불꽃 연출이 가능하게 됐다. 여기에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해 각종 조명, 레이져, 음악 등이 가미된다. 7세기초 중국 수양제 때부터 시작된 왕족·궁중·종교행사로 시작된 불꽃놀이는 1960년대 이후에서야 이같은 현대적·대중적인 형태를 띄게 됐다.

바지선에 모든 폭죽이 모두 설치되면 가로 100m 세로 200m로 연결된 각사의 바지선은 여의도 앞 행사장으로 옮겨진다. 관람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한화그룹은 타상연화의 최대크기를 12인치로 제한했다. 하지만 이 타상연화는 상공 270m까지 치솟아 직경 260m 크기의 불꽃을 그릴 수 있다.

문범석 팀장은 “약 60억원을 투입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폭죽 설치가 완료된 바지선부터 순차적으로 63빌딩 앞 행사장소로 예인할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는 특히 음악에 내레이션을 더해 스토리텔링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마포FM 100.7MHz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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