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엔저의 파고가 다시 거세지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현대차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엔저로 촉발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다. 정 부회장이 임원진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엔저를 바탕으로 일본 자동차업체가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현대차가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걱정이 깔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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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시장에서 일본 차와 경쟁하는 현대차는 ‘원고’보다 ‘엔저’가 더 위협적이다. 현대차는 ‘원고’에 대비해 이미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60%, 해외 시장 판매량의 약 70%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등 환율 리스크를 최적화해뒀다. 그러나 ‘엔저’, 즉 경쟁사의 경쟁력 강화는 직접 대응할 방법이 없다.
이는 곧 도요타·혼다·닛산을 포함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도요타는 지난 2008년부터 이어진 엔고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연이은 악재로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시작된 ‘엔저’를 등에 업고 올해는 6년 만에 가장 많은 약 23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일본업체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려왔다. 이제 이런 반사이익을 더이상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현대차의 올 1~10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60만177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4.9%이던 점유율도 올 10월에는 4.4%까지 낮아졌다.
공세 강화하는 日‥대응책 마련 착수한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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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의 지시가 떨어진 뒤 각 부문 임원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외법인은 일본 경쟁사와의 일전에 대비해 판매·마케팅 전략 재점검에 나섰다. 연구개발 부문과 판매·마케팅 부문에서도 내년 중 전 세계에 출시하는 2세대 신형 제네시스와 10세대 신형 쏘나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제네시스·쏘나타 새 모델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지만, 더 이상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만큼 성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칫 인사시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엔저 대응에 실기할 수 있다는 걱정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