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사법 리스크로 한시름 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의 장기 청사진을 그릴 당내 기구의 위원장을 직접 맡는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바꿀 리더라는 인식을 통해 중도층 외연 확장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기술 개발(R&D) 예산을 삭감한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를 내세울 수 있는 부분으로도 해석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거버넌스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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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7일 오후 국회 본청 단대표 회의실에서 ‘미래거버넌스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해당 위원회는 당 내에서 국가 미래 전략 설계와 경쟁력 제고 정책을 추진할 조직이다. 국내외 석학이 참여해 미래학과 기후변화, 인공지능 등 주요 미래과제를 논의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세계보건기구(WHO) 과학부 표준국장을 지낸 김록호 박사가 부위원장을 맡는다.
이 대표는 중첩된 위기 속에 ‘위기는 언제나 기회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후위기·팬데믹·글로벌 통상 안보 환경 변화와 같은 것들로 인경제적 불평등·사회적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초 과학 기술의 시대, 신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를 심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안을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위원회를 통해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서 AI시대 높은 생산력을 신성장, 그리고 지속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기후 위기도 국가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서 신재생 에너지 사회를 위한 에너지 고속도로를 제대로 건설하면 새로운 일자리로 만들고, 소멸해가는 지방도 살리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회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움직임은 그간 강조해온 경제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까지 챙기는 리더로서의 인식을 대중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R&D 예산을 삭감해 정부와 각을 세우기 위한 유리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R&D 예산 등을 대폭 삭감해 야권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보수 인사들과의 ‘만남 정치’, 각국 대사와의 ‘대사 정치’ 등 활발한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오는 28일 보수 원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인 29일에는 주한 프랑스 대사와의 일정도 잡혀 있다. 경제 행보도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다.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국거래소에서 정은보 이사장 등과 만나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테스크포스(TF)현장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표에게 중도층 외연 확장은 (재판 변수를 앞두고) 유동적 상황을 대비해서라도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여론에 (우호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