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시기 만난 신동빈·박삼구..무슨 얘기 나눴을까?

금호산업 입찰 다음날 회동
롯데, 박회장 재무적 투자자 가능성 거론
입찰 의사 철회한 신세계 고민
  • 등록 2015-02-27 오후 10:26:47

    수정 2015-02-27 오후 10:26:47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서 만나 2시간 가량 시간을 함께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의 회동이 금호산업 인수 절차가 막 시작된 가운데 이뤄진 만큼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측은 27일 “신동빈 회장이 박삼구 회장을 제2롯데월드로 초대해 내부 시설을 함께 둘러봤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재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이 같은 행사를 여러차례 진행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금호산업(002990) 인수 의향서 제출 마감인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단순한 ‘초청 관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인수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으나 자금이 부족해 재무적 투자자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롯데는 금호산업 본입찰에 참여하는 사모펀드들의 유력한 재무적 투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제2롯데월드를 둘러보는 2시간 동안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롯데가 박 회장의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경우 금호산업 매각전의 승리자는 박회장-롯데가 될 공산이 크다. 사모펀드 등 다른 인수 후보들이 거액의 금액을 베팅하더라도 롯데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금호산업 지분 우선매수권을 행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것은 신세계가 될 수 있다. 금호와 롯데의 계약 여부에 따라 광주 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보유한 금호터미널의 소유권이 롯데에 넘어갈 수도 있어서다.

이날 신세계는 금호산업 인수 의사를 철회하며 그 이유로 `롯데의 금호산업 인수전 불참`을 들었다. 또 롯데의 본입찰 우회 매각에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가정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 입찰전에 참여하지 않는 다는 게 롯데의 공식 입장”이라며 “두 사람의 회동도 단순한 초청 만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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