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활력법(원샷법) 활용지원센터를 찾은 업계 관계자는 상담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정부는 기업이 사업재편 승인 신청을 한 지 3주 만에 승인 결정을 내렸다. 두 달 정도로 예상됐던 심의 기간이 확 줄어들었다.
지난달 13일 원샷법이 시행된 이후 정부, 업계에서 사업재편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한화케미칼(009830), 유니드(014830), 동양물산(002900)의 사업재편계획을 승인, 원샷법 1호 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지난달 16일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업결합 등의 사업재편의 경우 법정 심사기간은 최대 120일(자료보정 기간 제외)이다. 원샷법 관련 심의 기간은 2개월 이내다. 규정보다 1달 이상 단축된 것이다.
◇ 기업, 신속한 승인 결정에 반색
이들 기업들은 신속한 사업심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었다. 업체들은 사업재편을 검토하면서 미리 공정위에 ‘임의적 사전심사’를 요청했다. 정부도 신속하게 사전심사를 진행했다. ‘임의적 사전심사’는 기업이 기업결합 신고기간 이전에 추진하고자 하는 인수합병의 가능성을 공정위에 임의로 요청해 사전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선중규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정식 심사 시 임의적 사전심사에서 판단한 자료 대부분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다 신속히 심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여러 기업이 내달 사업재편 심사를 준비 중이다.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3~4개 기업이 1~2주 내에 신청서를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적으로 봐도 연말까지 10개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연간 30~40건의 사업재편 승인을 전망하고 있다. 허정수 창의산업정책과 기업정책팀장은 “매달 접수되는 신청서 추이, 일본의 사업재편 심의 건수 등을 고려하면 연간 30~40건은 충분히 승인 심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조선 사업재편 공들이는 정부
산업부는 신청 예상 기업으로 대기업, 중소·중견기업을 다각도로 접촉 중이다. 1호 기업으로 석유화학과 농기계 업종이 승인된 만큼 타 업종으로도 확산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특히 산업부는 철강, 조선 쪽 사업재편에 공을 쏟고 있다. 주형환 장관은 지난 7월 휴가 중에도 부산을 찾아 조선업 애로사항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6월 주 장관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세계경제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철강업종은 과잉생산”이라며 “강력하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조선·철강 쪽 사업재편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빅 3 조선사의 사업재편 관련 문의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조선업 경쟁력 강화 방안 관련해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라 관망 중인 것 같다”고 전했다. 철강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8월 기자들과 만나 “원샷법 지원 없이도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도경환 실장은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 자율로 하는 게 원칙”이라며 “철강, 조선업계도 상당히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신청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원샷법이란= 원샷법은 경제활성화 법안 중 하나로 지난 2월 국회에서 통과돼 8월13일부터 시행됐다.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기업에 선제적인 구조조정,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취지로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를 한 번에 풀어주고 세제·자금 등을 일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원샷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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