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차남 현철씨·손여사에 위로의 말 전해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YS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빈소에서 분향하고 영정 앞에 헌화한 뒤 잠시 묵념을 했다. 이어 YS의 차남인 현철씨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했고, 가족실로 이동해 YS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의 손을 잡고 애도의 뜻과 추모의 말을 건넸다. 조문 때 박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으며, 방명록도 작성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장례집행위원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오후 2시7분께 빈소를 떠났다.
박 대통령의 이날 조문은 지난 2013년 5월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지난 2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이자 사촌언니인 박영옥씨 조문 때와 대비됐다. 당시 박 대통령은 유족들과 10여분간 대화를 나누거나, 고인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때문에 두 전·현직 대통령의 평탄치 않았던 인연이 다시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YS의 평생 정적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악연이 대(代)를 이은 탓이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관계는 2012년 대선 직전 YS가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을 통해 박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화해 무드로 발전했으나 완전한 관계복원은 이루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전직 대통령들을 단 한 번도 청와대로 초청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 대통령은 26일 열리는 영결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22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며, 26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영결식을 열기로 했다.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결정했다.
이재용·구본무·박용만..재계 총수도 조문행렬 동참
오후 2시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따로 고인에 대한 언급 없이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만 적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오후 3시께 빈소를 찾아 “고인은 금융실명제 등 굵은 결정을 많이 하셔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비슷한 시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현 회장은 외삼촌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독대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