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부지 개발방향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이 다시금 재점화됐다.
신연희(
사진) 강남구청장은 2일 박원순 서울시장 앞으로 세택 부지에 제2시민청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공개서한을 보냈다. 신 구청장은 “서울시가 강남구민의 학수고대와는 관계없이 십 수년 간 가(假)건축물을 상태로 파행 운영을 했는데도 다시 가건축물을 보수해 파행운영을 계속하려는 계획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강남구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큰 낭비”라고 말했다.
신 구청장이 말하는 가건축물이란 서울산업진흥원이다. 서울시는 2005년부터 시 소유의 세택 부지 내에 교육시설과 서울시민생활마당을 가건축물로 설치하고 운영해왔으며 지난해 ‘가설건축물 존치기간 연장신고 의무이행 청구’를 서울시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해 용도변경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강남구는 “시민청은 서울시 조례에 따라 서울시가 주된 사무실로 쓰는 건물에 설치하는 게 맞다”며 서울산업진흥원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가건축물을 불법건축물로 봐 행정대집행을 통해 정비했다.
강남구는 세택 부지에 제2시민청 대신 호텔이나 전시관, 컨벤션센터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구청장은 “시기적으로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이 추진되고, 세텍 주변 아파트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시기가 세텍 현대화 개발의 최적기”라며 “서울의 발전을 이끄는 거점도시로서의 강남의 이점이 이 이상 더 사장되지 않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제2시민청을 설립하기 위한 공사계획을 완료했으나 강남구의 반대에 부딪혀 2개월이 지나도록 착공에 나서지 못하는 상태다. 서울시는 이에 맞서 지난달 공사중지명령 취소 청구를 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해 인용됐다. 이에 강남구는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전원에 대한 기피신청을 내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