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임금피크제로 31만개 일자리 창출한다고?

KERI "임금피크제로 얼마가 절감되든 신규채용 여부는 알 수 없어"
  • 등록 2015-08-18 오후 6:24:29

    수정 2015-08-18 오후 7:07:41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임금피크제는 고용창출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연구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피크제의 실시로 5년간 약 26조원이 절감되고 그 비용을 청년고용에 사용한다면 5년간 총 31만3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18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이 발언에는 기업이 절감하는 금액인 26조원에 대한 전제가 빠져있다. 기업이 ‘만약’ 절감액을 신규 채용에 투자한다면 5년간 31만3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다.

우광호 한국경제연구원(KERI) 선임연구원의 ‘임금피크제의 비용절감 규모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인용한 언급이다. 보고서 원문을 보면 ‘2016~2020년 현 임금체계를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정년연장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액은 107조원으로 추정된다. 임금피크제가 시행될 경우 5년간 총 26조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9세 정규직 근로자 31만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는 규모다’라고 나와 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절감액 26조원은 정년연장에 따른 기업의 추가 인건비 부담액인 107조원의 일부다. 임금피크제를 할 경우 여기서 26조원이 절감된다는 얘기다. 바꿔 말해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시행해도 기업은 81조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면 기업은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26조원을 고스란히 신규 채용에 투자할까.

보고서 도입문에는 ‘정년연장과 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조치는 법에 모호하게 언급돼 있다.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정책은 그 비용과 파급효과에도 심도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함에도 관련연구나 발생비용에 관한 추정은 전무하다’고 밝히고 있다.

우광호 연구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청년 고용이 31만명 가능하다는 게 아니라 단순 26조원이 절감된다고 하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할 수 없으니, 31만명 고용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절감된다고 덧붙인 것”이라며 “얼마가 절감되든 기업이 청년 고용을 할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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