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투신에도 학폭 은폐 정황…경찰, 서울시교육청 압수수색

남학생 7명, 동급생 때리고 위협
학폭위 열렸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유야무야
유족이 고소…경찰, 교사·공무원 휴대폰 확보
  • 등록 2023-10-05 오후 5:18:10

    수정 2023-10-05 오후 5:18:10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경찰이 지난해 발생한 서울 양천구 고교생 투신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학교가 학교폭력을 은폐했다는 내용의 고소를 접수하고 서울시교육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 양천경찰서(사진=연합뉴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과 양천구의 모 고등학교에 수사관들을 보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관련 교사와 교육청 관계자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0일 이 학교 남학생 4명과 3명을 각각 공동폭행 혐의와 공동강요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동급생이던 피해자 A군을 때리고 ‘조용히 살아라’며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폭행 이튿날 주거지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는 올해 2월 유족의 요청으로 학폭위를 열었으나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조치 없음’ 결론을 내렸다. 반면 경찰은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A군에 대한 집단 괴롭힘이 가해진 정황을 발견하고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해 학생들을 송치했다.

A군의 유족은 당시 학폭위 담당 교사 등이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며 사건을 은폐했다며 이들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토대로 학폭위가 부실하게 진행됐는지, 은폐 시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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