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고(故) 전두환씨 장례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씨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조문객이 조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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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은 25일 오후 5시쯤 입관식을 진행했다. 이날 미국에 있던 3남 전재만씨가 귀국해 오후 2시 40분쯤 빈소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입관식이 진행됐다.
입관식은 불교식으로 가족들만 참석한 채 치러졌다. 입관식을 위해 빈소에서 빠져나온 유족들은 표정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부인 이순자씨 역시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이동했다.
|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서 전씨의 부인 이순자 씨 등 가족들이 입관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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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빈소엔 정·재계 인사들이 속속 발걸음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오전에 방문해 “모든 지도자의 공과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격을 위해서라도 예우를 갖춰서 전두환 대통령님을 정중히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도 오후 1시쯤 빈소를 찾아 “오랫동안 가족 간의 관계도 있었다”며 “얼마 전 저희 아버지 장례에 와주셔서 많은 위로를 드렸다”고 말했다. 고인 공과에 대해선 “언급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한 나라의 대통령은 그의 공과와 관계 없이 역사다”라며 “지난 분에 대해선 예우가 있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됐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자가 됐든 이 자리에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김석기·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정구영 전 검찰총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등도 조의를 표했다.
| 25일 오전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5공 피해자 11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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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밖은 유족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고인을 국가장으로 모시라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이 번갈아 가면서 차지했다.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와 삼청교육대 전국피해자연합회 등이 모인 11개 단체는 “우리는 지난 41년간 그 어디에서도 전두환에게 사과 비슷한 것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전두환의 유족은 지금이라도 5공 피해자들과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구국총연맹은 입관식 중 빈소 안까지 들어와 “구국 영웅 전두환 대통령 각하를 국장으로 모시자”라고 외치다 제지를 받았다. 빈소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보수 성향의 유튜버들도 함께 고성을 질렀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유족은 화장 후 유해를 자택으로 옮긴 뒤 장지를 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