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지도부 일원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2011년 이후 4년 만의 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들어서는 처음이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베이징 관측통은 8일 대표단 참여 인사나 규모 등은 아직도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다면서도 5년 전 저우융캉(周永康) 당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노동당 창건 65주년에 참석했을 때와 대동소이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일부 소식통은 대표단 규모가 40∼50명 정도는 될 것 같다고 추정했다.
대표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주요인사로는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대외연락부 부부장, 외교부 부부장, 상무부 부부장 등이 거론된다.
이 경우, 근년들어 지지부진한 상황에 놓인 북중 경제협력이나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강행 등으로 완전히 끊기다시피한 고위급 교류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왕 부장은 북중 관계가 얼어붙어 고위급 교류가 끊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을 자주 드나들며 ‘북중 우호’의 메신저 역할을 해온 인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도 ‘구면’이다.
류 상무위원의 방북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역시 시 주석이 김 제1위원장에게 보낼 ‘친서’(축하편지 등)에 담길 내용과 류 상무위원이 김 제1위원장과 얼마나 의미 있는 만남을 가질지 여부다.
후 주석은 또 김 위원장에게 편리한 시간에 방중해달라는 요청을 보냈고, 이런 요청은 이듬해 5월 김 위원장의 양저우(揚州) 방문으로 실현됐다.
저우 전 상무위원의 방북 사례를 놓고 볼 때 류 상무위원은 이번 방북 기간에 김 제1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와 집단체조 아리랑 등의 축하공연을 관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독 일정으로는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 방문, 평양시내의 대동강과수종합농장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베이징 외교가는 중국이 냉각된 북중 관계에도 최고지도부 일원인 상무위원을 파견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만큼, 이번 노동당 7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다시 ‘우호 협력’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양측이 지난 수년 간 핵문제를 놓고 양보 없는 대립 국면을 형성해온 만큼 오히려 류 상무위원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핵개발,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