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제일모직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공모가 5만3000원의 113%에 달하는 1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거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주당 7700원 정도의 인수받았고, 이번 상장을 통해 700배 가까운 차익을 올리며 국내 주식부자 2위에 올랐다. 1위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2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7.75%, 이건희 회장이 3.45% 등을 보유해 오너 일가 지분이 42.63%에 달한다.
또한 삼성전자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19.3%를 소유해 삼성그룹 지분 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S(018260)와 더불어 제일모직의 상장을 통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막바지에 돌입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삼성전자가 인적분할한 후 삼성전자홀딩스와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해 삼성 지주사가 출범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일반적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조원대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면서 이같은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전체 지분의 1.12%에 해당하는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삼성전자의 자사주는 12.21%까지 올라간다.
자사주는 일반적으로 의결권에 제한을 받지만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지주사에 귀속시키면 의결권이 부활한다.
경영권 승계 과도기.. 현 체제 유지 가능성 높아
일부에서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각각 인적분할한 후 투자회사와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소 복잡한 과정이지만 삼성전자 지분을 15.87% 늘려(합병법인 지분율 24.1%, 자사주 9.0%)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과도기에 놓인 상황이라 당분간 계열분리를 하지 않고 삼남매가 각자 맡은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유지하면서 현행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전환은 삼성전자의 경영권 안정화를 추구하면서 최대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