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염치없다”는 발언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은 1702조원의 세금폭탄과 다를 바 없다”는 종전의 청와대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최고 권력자의 입에서 나온 만큼 지난 7일과 10일 김성우 홍보수석의 야당을 향한 고강도 압박 발언과는 무게감 자체가 달랐다.
특히 공무원 연금개혁 처리 지연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허리를 휘게 하는 일”, “미래세대에 빚더미를 물려주는 일”, “시한폭탄이 터질 수밖에”이라고 특유의 강성 발언까지 쏟아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가 11일 공개한 전국 성인 2000명 대상 전화 조사(4~8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전 주보다 4.8%포인트 오른 44.2%로 작년 12월 5주차(44.8%)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규제 개혁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집중하라고 내각을 다잡았다. 그는 부처 장관들에게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된다는 그런 말이 있듯이 우리의 집중을 분산시키려는 일들이 항상 있을 것”이라며 “정신을 차리고 나아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셔야 된다”고 했다. 최근 정국을 뒤흔든 ‘성완종 리스트’ 파문 속에서도 올해 국정 최우선 과제인 경제활성화에 흔들림 없이 정부 역량을 집중하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