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지스틱스 지분, 8천억원대 매각 '가시권'

현대그룹, 오릭스와 최종 협상 중..이달내 마무리
  • 등록 2014-04-24 오후 8:19:23

    수정 2014-06-08 오후 10:24:07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현대그룹이 추진하는 물류계열사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이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24일 업계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 보유지분 80% 가량을 일본계 사모투자전문회사 운용사인 오릭스에 8000억 원대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최종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내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로지스틱스 지분매각과 관련해 그동안 국내 대기업,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등과 다양하게 접촉해왔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협상대상이 단수로 좁혀졌고, 가격차이도 거의 합의점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초 현대그룹은 올해 현대로지스틱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지분을 매각하는 안으로 방향을 틀었다. 상장보다 지분매각이 현금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택배를 보유한 물류회사로 현정은 회장 13.5%, 현대상선(011200) 47.7%, 현대글로벌 24.4% 등 현대그룹 측이 모두 85.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 가운데 현대상선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분을 매각하는 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이 한때 롯데그룹과 GS그룹 등 물류업을 필요로 하는 대기업과 협상에 나섰지만, 가격차가 커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GS 등은 경영권 지분 62%에 2000억~3500억 원가량을 제안했는데 현대그룹은 부채(4000억 원)를 포함해 1조 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현대그룹은 오릭스가 2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제공하면 30% 정도의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주는 조인트벤처 형식도 검토했지만, 지분매각으로 결론냈다.

오릭스는 재정난에 빠진 STX그룹에 지난해 3600억 원을 대주고 STX에너지의 공동주주가 됐다. 이후 단계적으로 STX에너지 경영권 지분을 확보해 이를 GS그룹에 팔아 큰 자본 차익을 남겼다.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매각이 마무리되면 현대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재무구조 자구계획안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에 현금 2조 131억 원을 마련해 계획안의 61%에 달하는 금액을 마련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의 유가증권을 모두 팔았고 현대오일뱅크의 지분도 처분해 총 1565억원의 현금을 단숨에 마련했다.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유휴 컨테이너 박스를 팔아 563억 원을 조달했고, 현대부산신항만은 투자자를 교체해 2500억 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덩치가 큰 현대증권이나 현대상선 LNG운송사업부문의 매각 문제도 속도감 있게 해결했다. 현대증권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지분을 별도의 신탁회사에 맡기고 신탁회사는 이 지분에 대한 수익증권을 특수목적회사(SPC)에 발행한 뒤 산업은행이 유동화하는 재산 신탁 방식으로 매각하게 됐다. 매각 방식 확정으로 현대상선이 건진 현금은 2000억원이다. 현대상선 LNG사업부문 역시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해 1조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매년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회사인 현대로지스틱스를 8000억 원 대에 매각하면 시장의 신뢰도 어느 정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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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 "현대로지스틱스 지분매각 등 재무구조개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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